위기에 몰린 현대캐피탈이 집중력을 과시하며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1위 싸움의 끈도 놓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고전했으나 외국인 선수 오레올이 분전하며 세트스코어 3-2(16-25, 26-24, 22-25, 25-23, 16-14)로 역전승했다.
올 시즌 남자부 최다인 11연승을 질주한 현대캐피탈(승점 60점)은 선두 OK저축은행(승점 65점)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줄였다. 두 팀은 오는 9일 천안에서 격돌한다. 반면 경기를 잘 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한국전력(승점 37점)은 2연패에 빠졌다.

오레올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다른 공격수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홀로 29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69.23%에 이르렀다. 문성민은 12점, 박주형은 9점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얀 스토크(22점), 전광인(26점), 전진용(13점), 방신봉(11점), 서재덕(13점)까지 총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세트는 공격에서 호조를 보인 홈팀 한국전력의 승리였다. 얀 스토크, 전광인, 서재덕으로 이어지는 날개 공격수들은 물론 전진용 방신봉의 중앙 공격진의 속공에 블로킹까지 터지며 25-16으로 가볍게 이겼다. 한국전력의 1세트 공격 성공률은 78.95%에 이르렀다. 현대캐피탈은 리시브 불안 속에 범실 7개를 범하며 좋지 못한 스타트를 끊었다.
2세트는 중반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이 벌어졌다. 양팀 모두 다양한 공격 루트로 상대 블로커들을 따돌렸다. 먼저 치고 나간 팀은 한국전력이었다. 14-14에서 송준호의 오픈 공격을 서재덕이 가로막은 것에 이어 송준호의 공격 범실에 서재덕의 오픈 공격까지 나오며 3점차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도 17-21로 뒤진 상황에서 오레올이 퀵오픈과 블로킹으로 연속 3득점을 올렸고 21-22에서는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은 22-22에서 노재욱의 연타 서브가 성공되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24-24에서는 오레올의 후위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잡은 뒤 서재덕의 공격을 최민호가 블로킹으로 떨어뜨리며 2세트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승점 3점을 향한 길목을 만들기 위한 두 팀은 3세트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승부를 벌였다. 20점에 이를 때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마지막에 웃은 것 한국전력이었다. 한국전력은 20-20에서 서재덕의 퀵오픈, 얀 스토크의 오픈 공격으로 2점을 앞서 나갔고 22-21에서는 방신봉의 결정적인 블로킹이 터지며 승기를 잡은 끝에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따돌렸다.
4세트 역시 접전이었다. 20-20까지는 주거니 받거니 하며 점수가 올라갔다. 여기서 현대캐피탈이 저력을 발휘했다. 20-22로 뒤진 상황에서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결국 24-23에서 서재덕의 공격 성공이 비디오 판독 결과 네트터치로 뒤바뀌며 기사회생했다.
5세트도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최후의 승자는 한국전력이었다. 9-8에서 오레올의 네트터치로 2점 리드를 잡은 채 10점 고지를 밟은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로 14-11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도 만만치 않았다. 12-14에서 상대 속공 두 개를 신영석이 연달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듀스를 만들었다. 경기장 분위기는 아무도 알 수 없는 흐름으로 흘러갔다.
이어 현대캐피탈은 14-14에서 전광인의 공격까지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기어이 역전에 이르렀다. 마지막 한국전력 얀 스토크의 공격이 바깥으로 나가며 현대캐피탈은 기적 같은 역전승을 완성시켰다.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