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행진이 이미 두 자릿수를 넘어선 현대캐피탈과 IBK기업은행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위기 상황을 잘 넘어서며 역대 최다 연승 기록에 좀 더 가까워졌다.
현대캐피탈과 기업은행은 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경기에서 홈팀인 한국전력과 현대건설을 각각 꺾고 연승을 이어나갔다. 현대캐피탈은 11연승, 기업은행은 12연승 행진이다. 올 시즌 남녀부 최다 연승 기록이 다시 한 번 경신됐다.
남자부는 극적인 승부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웠다. 반면 한국전력은 펄펄 날았다. 간신히 버티며 승부를 5세트까지 몰고가기는 했지만 11-14까지 뒤졌다. 1점만 더 내주면 연승이 좌절될 판이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12-14에서 최태웅 감독의 지략과 선수들의 착실한 작전 수행이 빛났다. 최 감독의 지시대로 상대 속공수와 중앙 후위공격에 집중하고 있었던 신영석은 연거푸 2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극적인 듀스를 만들었다. 이어 문성민이 전광인의 후위 공격을 막아냈고 마지막 순간 상대 범실까지 등에 업고 16-14로 이겼다. 현대캐피탈 원정 팬들을 광란의 분위기로 빠뜨리는 명승부였다.
기업은행도 세트스코어 3-1로 이기며 사실상 정규시즌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주포인 김희진의 손가락 부상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경기 전 잔뜩 걱정을 드러냈던 이정철 감독의 예상과는 다르게, 맥마혼과 박정아가 득점을 쌓아가며 공격을 최소화했다. 특히 맥마혼은 45점을 폭발시켰다. 김희진의 부상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똘똘 뭉쳐 메웠다.
연승을 지킨 두 팀은 1위를 향한 진군도 이어갔다. 남자부 2위 현대캐피탈(승점 60점)은 1위 OK저축은행(승점 65점)에 5점차로 따라붙었다. 두 팀은 9일 천안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만약 현대캐피탈이 OK저축은행을 잡는다면 12연승은 물론 남자부 1위 판도도 안개속으로 빠져든다. 기업은행(승점 53점)은 2위 현대건설(승점 45점)과의 승차를 8점으로 벌렸다.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매직 넘버가 서서히 보이고 있다.
한편 두 팀이 연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남자부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에 걸쳐 삼성화재가 기록한 17연승이다. 다만 단일시즌 최다 연승 기록은 현대캐피탈이 가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005년 12월 14일부터 2006년 1월 21일까지 15연승을 기록했다. 여자부 기록은 2009-2010시즌 GS칼텍스가 기록한 14연승이었다. 기업은행은 이제 2경기만 더 이기면 이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