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심동운, 포항에 촉촉한 단비를 내리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2.09 15: 49

심동운(포항 스틸러스)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최진철 감독의 데뷔전 승리와 함께 ACL 본선행을 이끌었다.
포항은 9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베트남 하노이 T&T와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서 심동운의 3골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하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로써 포항은 본선 조별리그 32강에 진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시드니 FC(호주), 우라와 레즈(일본)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최진철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의 양동현을 필두로 좌우 측면의 심동운과 라자르, 2선 중앙 공격수로 문창진이 출격했다. 중원은 손준호와 경미한 부상을 안은 황지수를 대신해 박준희가 지켰다. 포백라인은 왼쪽부터 김대호, 김광석, 배슬기, 박선용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포항의 초점은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 스피드 강화에 맞춰졌다. 최 감독은 앞서 포항의 세밀한 패스 축구 기조를 바탕으로 더 빠른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수 차례 공언한 바 있다.
포항은 한 수 아래인 하노이를 상대로 몸이 덜 풀린 듯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여느 때보다 한 달 일찍 시즌을 시작한 탓이 컸다. 여기에 감독과 선수가 바뀐 점과 추운 날씨 등이 발목을 잡았다.
포항은 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박준희의 중원 리딩이 아쉬웠다. 오히려 피지컬의 삼손과 스피드의 은구옌을 앞세운 하노이의 역습에 결정적인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심동운이 답답한 포항의 공격에 촉촉한 단비를 내렸다. 지난 시즌 선발과 백업을 오갔던 그는 좌측면에서 막힌 활로를 뚫었다. 때로는 해결사로, 때로는 도우미로 변신해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4분 손준호의 로빙 패스를 받아 문전 침투, 감각적인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영의 균형을 깼다.
심동운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16분에도 지체없는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하노이의 골망을 흔들며 2-0 리드를 안겼다. 끝이 아니었다. 심동운은 후반 38분에 기어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3-0 완승의 주인공을 자처했다.
심동운이 올 시즌 최진철호의 핵심 요원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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