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차 브랜드 벤틀리가 ‘테슬라’에 대응해 럭셔리 전기차 개발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폭스바겐 계열회사이자 럭셔리카의 대명사인 벤틀리가 완전 전기차 개발을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같은 소식은 최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에서 열린 벤틀리의 최고급 SUV ‘벤테이가’ 런칭행사에 참가한 벤틀리 임원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자동차 전문 사이트 ‘드라이버 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롤프 프레치라는 이름의 벤틀리 기술담당 이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향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우리의 갈 길을 잡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전기차는 벤틀리 미래 전략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롤프 프레치 이사는 자신의 개발 분야가 전기차라는 사실도 인정하면서 구체적으로 “작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였던 콘셉트카 ‘EXP10 스피드 6’가 벤틀리 완전 전기차의 첫 번째 모델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벤틀리 스포츠 카의 미래를 담은 2인승 고성능 스포츠카인 ‘EXP10 스피드 6’는 미국의 오토블로그 선정 ‘제네바 모터쇼 신차 톱5’에 압도적인 표차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930년대 르망24 레이스를 제패한 ‘벤틀리 스피드6’의 이름이 이 모델에 붙은 것만 봐도 그 의미를 점칠 수 있다. 상징성 가득한 콘셉트카 ‘EXP10 스피드 6’로 미국의 테슬라가 독점하고 있는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대항마로 내세우면 이 차는 '디젤 스캔들'로 위기에 처한 폭스바겐 그룹의 새로운 상징이 될 수도 있다.
프레치 이사는 구체적인 개발 계획도 언급했다. 대부분의 하드웨어와 배터리, 그리고 전기 모터를 포르쉐의 ‘미션 E’에서 가져온다는 것이다. ‘미션 E’는 작년 9월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 된 콘셉트카로 4인승 전기 스포츠카다. 2개의 전기모터에서 6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뿜어내고,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제로백은 3.5초 이내를 기록한다. 또한 15분 충전으로 최대 용량의 85%까지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

벤틀리의 완전 전기차가 포르쉐 하드웨어를 쓸 수 있는 것은 이들 브랜드가 모두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100c@osen.co.kr
[사진] 작년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선보인 벤틀리 ‘EXP10 스피드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