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한국어 잘 하려면 연습 밖에 없다”
양감독, “분명 작년보다 나아질 것” 기대
LG 트윈스 내야수 루이스 히메네스(28)가 빠르게 한국문화를 습득하고 있다.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케이팝에도 능통하다. 한국어로 된 가사를 외워 노래 전체를 부른다. LG에 긍정적인 기운을 퍼뜨리고 있는 히메네스와 지난해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각오를 들었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시즌이 끝났음에도 2주 동안 이천에서 한나한 타격교실에 임했다. 외국인선수 대부분이 시즌 종료와 함께 고향으로 떠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연습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마침 좋은 기회가 왔기 때문에 한국에 더 있기로 했다. 한나한과는 기대했던 대로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한나한으로부터 조언도 많이 들었다.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겨울에 도미니카에 가서도 계속 연습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매년 그렇다. 오프시즌이라고 해서 마냥 쉬지는 않는다. 도미니카에 가도 항상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시간을 할애해오고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해 6월 중순부터 팀에 합류, 2주 동안 맹활약을 펼쳤다. 낯선 리그임에도 공수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했고, 팀 동료들과 융화도 잘 됐다. 그러나 7월 한 달 동안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며 이천으로 내려갔다. 결국 이천 맹훈련을 통해 페이스를 찾았다. 1군 무대 복귀 후 히메네스는 39경기를 뛰며 타율 3할8푼1리 7홈런 5도루 30타점 22득점 OPS 1.014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긴 시즌을 치르면서 업앤다운을 겪는다. 나 또한 그랬다. 사실 당시에는 우리 팀이 계속 지면서 나도 모르게 급해졌고 더 고전했다. 야구는 절대 쉽지 않다. 그래서 매일 100% 전력을 다해야한다. 다행히 이천에 내려간 게 효과가 있었다. 이천에서 내 시간을 갖고 이전보다 더 열심히 훈련했다. 이천으로 내려간 게 좋은 선택이었다.”
작년 7월말 강남역 배팅머신에서 타격한 것도 회상했다. 당시 히메네스는 경기가 없는 날 슬럼프서 탈출하기 위해 집 근처 배팅머신을 이용했다. 그런데 히메네스가 타격하는 모습을 한 네티즌이 녹화해 인터넷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 3일 내내 휴일이었다. 연습을 너무 하고 싶어서 이거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딱히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휴일에 아무 것도 할 게 없고, 아파트에 하루 종일 있기도 힘들어서 쳐봤다.”
LG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 덕아웃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더 나은 한국어를 하기 위해서 발음연습을 하고 케이팝 가사를 외운다며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도 전했다.
“사실 나는 항상 즐겁다. 모든 일에 있어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내가 팀에 좋은 효과를 준다면,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서 한국어를 더 잘하려고도 한다. 한국어를 잘 하는 것 역시 연습 밖에 없다. 계속 발음을 연습하고 노래를 듣는다. 한국어가 재미있기도 하다.”
한국 야구장에 대해서도 흥미를 보였다. 팬들의 성원에도 고마움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을 사랑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야구장이 가장 크다고 웃었다.
“한국 야구장과 한국 야구팬들이 정말 좋다. 한국을 더 사랑하게 만든다. 도미니카 야구장은 너무 시끄럽다. 그야말로 크레이지다. 반면 한국 야구장 분위기는 굉장히 나이스하다. 팬들도 항상 나를 응원해준다. 결과가 나쁘더라도 서포트를 아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히메네스는 올해 LG가 이전보다 활력 넘치는 팀이 되도록 돕겠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아진 만큼, 활발하게 작년보다 더 많이 이길 것을 다짐했다.
“스프링캠프가 즐겁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오면서 모두가 웃으면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시즌에도 유지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 에너지가 가득한 팀이 되도록 돕겠다. 작년에는 시즌 도중에 한국에 왔다. 경기도 많이 못 뛴 상태로 한국에 와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올해는 그런 점에서 더 나을 것 같다.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편 양상문 감독은 히메네스를 두고 “분명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다. 이번 캠프에서 타구 방향도 다양하게 가져가고 스윙도 전보다 안정됐다. 얼마 전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와서 히메네스를 보고 스윙이 많이 좋아져서 몰라봤다고 하더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