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성을 잡아라’ SK 컨디셔닝의 혁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11 12: 59

근력-순발력 위주 훈련에서 탈피
부상 방지에 중요, 선수들도 '깨달음'
1차 전지훈련은 보통 선수들의 몸 상태를 완벽하게 만드는 데 목표가 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훈련을 하느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때문에 그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기법도 계속 발전 중이다. SK도 기존의 근력 위주 훈련에서 벗어나 가동성이라는 신개념으로 선수들의 몸을 조련하고 있다. 보통 체력 훈련은 근력·지구력·순발력 훈련으로 짜인다. 하지만 올해 SK 컨디셔닝 및 트레이닝 파트들은 ‘가동성’을 추가로 강조해 훈련을 진행했다. 예년과 가장 큰 차이점이자 선수들이 달라진 점을 실감하는 지점이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쉽게 설명하면 가동성은 효율적(역학적)으로 움직이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체의 한 관절에 가동성이 떨어지면 다른 관절에도 연쇄 작용이 일어난다. 보상작용의 움직임을 만들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기 쉽다. 무릎이 아픈 상태에서 훈련을 하다보면 반대쪽 무릎이나 혹은 발목에 무리가 가는 이치와 비슷하다. 아픈 무릎의 떨어지는 가동성 때문에 그렇다.
그런 가동성 평가는 스쿼트(쭈그려 앉는 자세) 등 몇 가지 동작으로 평가가 가능하고 신체부위의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다. 야구 선수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한 방향으로 편향된 동작을 지속적으로 하게 된다. 이를 테면 복싱 선수처럼 뒤로 스텝을 밟는 경우가 거의 없이 앞으로만 뛰어 급박한 상황에서 햄스트링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잦다. 또한 그 동안 당한 크고 작은 부상에 의해 가동성에 변화가 생기기 쉽다.
투수들의 부상도 거의 대부분 이런 가동성의 문제에서 온다. 어떤 선수가 한 관절에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할 때, 밖에서 볼 때는 이전과 동일하게 공을 던지거나 달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문제가 생긴 관절 때문에 다른 관절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움직이게 된다. 이 경우 부상 위험도가 커지고, 힘의 전달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투수들의 부상은 십중팔구 이런 식으로 찾아온다.
이에 SK 트레이닝 파트는 이번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 기간 중 가동성 향상을 강조했다. 선수들도 자발적으로 아침 일찍 웨이트장에 나와 폴롤러 등 다양한 기구를 통해 가동성 향상을 위한 훈련을 했다. 선수들도 개념이 생소할 뿐 이런 훈련을 해야 한다는 점은 몸으로 익히 알고 있다. 선수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가동성 훈련에 매달린 이유다.
작년 11월 마무리 훈련 때부터 가동성 평가를 하고 개선 훈련을 꾸준히 해온 이대수는 “몸의 움직임이 편해지고 더 유연해 진 것을 느낀다. 배팅을 칠 때나 수비할 때 동작이 더 자연스럽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관절이 계속 퇴화할 수밖에 없어 이런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투수 문승원도 “예전에는 선수들이 연습 시간에 맞춰서 훈련에 나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연습시간 한참 전에 나가서 스트레칭하고 몸을 푸는 선수들이 엄청 많더라. 컨디셔닝-트레이닝 파트가 이렇게 선수들을 바꿀 수 있구나 생각했다”라면서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고 각자 알아서 스트레칭 같은 것들을 미리 한다. 그것을 선수들에게 이해시키고 습관화하게 만든 SK 트레이닝 파트의 능력과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SK의 한 관계자는 “캠프 기간 동안 선수들이 강한 웨이트 훈련을 통해 근력과 순발력으르 키웠다. 여기에 트레이닝 파트에서 가동성 훈련의 메뉴까지 마련해 선수들의 몸 관리가 더 체계적이었던 것 같다”라면서 “그간 선수들의 부상이 많았다. 올해는 부상 없이 힘을 발휘해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멋진 야구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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