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MVP’ 조한욱, “욕심 없이 배우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12 09: 19

스스로는 “운이 좋았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MVP는 결코 운으로만 따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SK의 플로리다 캠프 MVP 중 하나인 조한욱(20, SK)이 차분하게 또 한 번의 관문을 향하고 있다.
지난 1월 15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했던 SK는 지난 10일 일시 귀국했다. 코칭스태프도 흡족해 할 만큼 선수들의 훈련 열기가 뜨거웠던 가운데 김용희 SK 감독은 캠프 MVP로 조한욱과 이정담(이상 투수), 김동엽과 최승준(이상 야수)을 선정했다. 이 중 가장 어린 조한욱은 플로리다에서 힘 있는 공을 던지며 코칭스태프의 눈을 사로잡았다.
훈련 과정도 좋았지만 평가전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조한욱은 7일(현지시간) 열린 두 번째 자체 홍백전에서 홍팀 세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45㎞의 빠른 공이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과감한 빠른 공 승부로 베테랑 타자들과 정면으로 맞선 패기 또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조한욱은 “계속 밸런스가 안 잡히다가 라이브피칭 한 번을 경기에서의 감으로 던지고 들어갔다. 밸런스도 좋지 않았는데 운이 좋아 그런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코치님들이 변화구를 던지기보다는 빠른 공 위주로 던지라고 지시하셨다. 그래서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빠른 공으로만 승부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겸손과는 다르게 조한욱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돋보인 신진급 투수로 손꼽혔다. 선배 투수들 또한 “조한욱의 공이 가장 좋았다”라고 인정할 정도다. 이에 대해 조한욱은 “플로리다에 갈 때부터 더 잘 하려고 오버페이스를 하지 말고 가고시마 캠프의 감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2차 캠프를 오키나와로 가든, 대만으로 가든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보여주자, 내 실력만 딱 보여주자라는 생각으로 캠프에 임한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이야기했다.
한 차례 경쟁에서 살아남아 대만 대신 오키나와로 향하는 조한욱이지만 목표는 별반 다르지 않다. 조한욱은 “더 잘하려고 하거나, 더 눈에 띄고 싶어 무리하지는 않겠다. 형들에게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전지훈련에 임하겠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것이 목표”라면서 “플로리다에 가기 전보다 체중이 조금 줄었다. 한 번 다쳐봤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강 운동의 소중함을 안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 이 운동만은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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