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엄격, 한국은 즐거운 분위기
제구력 갖춘 파워피처, 적응 빨라 기대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이 새로운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태도는 일본과 다르지만, 그 역시 보우덴에겐 나쁘지 않은 요소다.

그에게 아시아 야구는 처음이 아니다. 보우덴은 지난 2014년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뛰었다. 세이부 라이온즈 소속으로 36경기에 나선 그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불펜투수였지만, 한국에 와서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직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느끼는 한국야구와 일본야구의 차이가 있다. 바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다. “일본은 캠프 분위기가 진중하고 엄격하다. 그래서 아시아 야구는 다 그렇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보우덴의 설명이다.
하지만 호주에 와서 두산 동료들을 만나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한국은 팀 분위기 전체가 예상과 달리 즐거운 점이 놀랍다. 모두 웃고 즐기면서도 집중을 한다. 정말 집중하면서 열심히 하지만 즐기는 점이 신선했다”는 것이 보우덴의 설명.
활발하게 떠들기보다는 진중한 성격이라는 것이 인터뷰를 하는 짧은 시간에 보여준 분위기에서도 묻어났는데, 새로운 것에 다가가는 면은 상당히 개방적이다. 보우덴은 “새 팀에 와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며 언어를 배우고 따라가는 부분에 있어 주저하는 성격이 아니다.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고맙다”라고 말한다. 이미 김치를 비롯한 한국음식엔 확실히 적응을 마쳤다.
기존 외국인 선수인 더스틴 니퍼트는 물론 국내 선수들도 그의 빠른 적응을 돕고 있다. 보우덴은 “팀 전체가 반갑게 맞이해줬다. 1명만 꼽을 수는 없지만 에이스(유희관)는 참 재미있는 성격이고, 오현택, 홍성흔 등도 최고의 인격을 지녔다. 클로저(이현승) 옆에 있으면 항상 재밌다. 김강률도 잘 대해준다. 당장 생각나는 이름들만 이야기했는데, 모두가 잘 해준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현재 보우덴의 몸 상태는 최상에 가깝다. 그는 “팔이나 몸은 준비되어 있다. 바로 시즌에 들어가도 될 정도다. 준비 완료 상태다”라고 전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소개해달라고 했을 때는 “답하기 어렵지만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 생각엔 파워피처인 것 같다. 하지만 제구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삼진 비율도 적당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를 준비하는 방식은 조금 독특하다. “우리 팀의 경기 외엔 야구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라고 말한 보우덴은 “우리 팀과 나의 경기 운영에만 신경을 쓴다. 내 영상도 자주 보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독특하지만 신중하고 예의바른 청년인 그가 새로운 리그에서 어떤 피칭을 펼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