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2013시즌 서머, 2014시즌 서머 그리고 2015시즌 서머까지. 매해 롤챔스 서머 시즌 주요 무대마다 ‘KT롤스터-SK텔레콤’ 통신사 더비가 열렸다. 2013년, SK텔레콤 K가 결승전에서 KT롤스터 B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인 2014년에는 KT롤스터 A가 SK텔레콤 S을 4강에서 만나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두 경기 모두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명경기·명장면을 숱하게 탄생시켰다.
그러나 2015시즌은 SK텔레콤의 완승이었다. 2015 롤챔스 서머 포스트 시즌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성사된 KT-SK텔레콤전은 SK텔레콤이 3-0으로 KT를 셧아웃 시키며 끝이 났다. SK텔레콤은 픽밴과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KT를 찍어 눌렀고 한타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2015시즌 통산 상대 전적도 SK텔레콤이 KT에 12승 3패로 80%의 승률을 자랑했다.
이제 두 팀은 2016시즌 스프링 1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는 양상이 다르다. SK텔레콤은 전 시즌의 기량을 아직 못 찾았다는 평이 다수고, KT는 리그 초반의 불안정했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진에어에게 첫 패배를 맛본 후로 ‘여전히 강하지만 이전만 못하는 팀’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락스에게도 패했고, 최하위권 e엠파이어에게는 2-1로 겨우 승리를 따냈다. 어찌됐건 e엠파이어전을 통해 1승을 더 챙긴 SK텔레콤은 지난 4일에는 스베누에 2-0로 승리하면서 폼을 되찾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총 전적은 4승 2패로 2위. 과연 KT전에서 이전 부진을 씻고 ‘팀 상성’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KT는 4승 1패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전승 1위를 달리는 락스에 2-1로 아쉽게 진 1패라 좋은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남아 있는 4개의 경기 중 최대 고비는 바로 오늘 펼쳐질 SK텔레콤전이다. SK텔레콤이라는 산만 넘는다면, KT는 기세를 몰아 남은 세 경기도 충분히 이기고 8승 1패라는 찬란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오명을 지울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지훈 KT롤스터 감독도 비슷한 생각이다.
지난 13일 OSEN과 짤막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지훈 감독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SK텔레콤전을 앞두고 모두들 약간의 긴장 상태”라며 “그 외에는 평소처럼 연습을 하며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선수 복귀와 함께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준 ‘하차니’ 하승찬과 역시 시즌 첫 출전에서 출중한 기량을 뽐낸 ‘이그나’ 이동근 중에 누구를 선발로 내보낼지 귀띔을 부탁하자 이지훈 감독은 “두 명의 서폿 중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5대 5의 비율로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은 결정된 바가 없고 오후 스크림을 마쳐야 그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답했다. 롤챔스 스프링 1라운드 목표에 대해서는 “처음 목표는 7승 2패였다”고 밝히며 “이번에 SK텔레콤을 잡고 기세를 탄다면 8승 1패까지도 가능할 것 같다. 지게 된다면 그 후 경기도 장담할 수 없겠다”고 덧붙였다.
과연 통신사 이름을 건 자존심 대결서 누가 먼저 승리를 거머쥐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yj0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