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양동근(35, 모비스)의 활약에 오리온 가드진이 전멸했다.
울산 모비스는 13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6라운드서 고양 오리온을 88-73으로 제압했다. 2위 모비스(32승 18패)는 선두 KCC(33승 18패)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모비스는 오리온과의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4승 2패로 우위를 유지했다. 3위 오리온(31승 20패)은 정규리그 우승경쟁에서 한 발 밀려났다.

정규리그 우승이 달려 있는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애런 헤인즈와 최진수가 가세한 오리온은 초호화 진용을 자랑한다. 오리온은 6라운드서야 비로소 완전체를 구축했다. 반면 모비스는 득점력 저하와 주전들의 체력문제로 고민이 많았다.
유재학 감독은 초반에 승부수를 던졌다. 양동근이란 창으로 오리온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헤인즈가 선발로 나온 오리온은 이현민을 주전가드로 세웠다. 양동근은 초반부터 거침없이 이현민을 데리고 들어가 득점을 올렸다.
첫 슛이 꽂히자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양동근은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에서 이현민을 압살했다. 양동근이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자 이현민이 당할 재간이 없었다. 양동근은 계속 골밑슛과 자유투를 얻어냈다. 슈팅감각도 최고조였다. 양동근은 전반전 던진 3점슛 두 개도 모두 꽂았다. 전반에만 16점. 포인트가드 공략을 작정하고 나왔다. 모비스가 2쿼터 중반 18점을 앞선 중요 변수였다.
헤인즈가 돌아온 오리온은 완전치 않다. 둘 다 볼 소유욕이 높은 잭슨과 헤인즈는 함께 뛸 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1쿼터 후반 투입된 잭슨은 시즌 초반 부진모드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 뛰면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잭슨은 2쿼터 양동근과의 1대1 공격에 실패하는 등 팀플레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잭슨은 2쿼터에만 5개의 실책을 범했다.
추일승 감독은 3쿼터 초반 정재홍을 썼다. 외국선수 두 명을 동시에 쓰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헤인즈와 잭슨이 뛸 때 코트밸런스가 좋지 못했다. 양동근의 득점을 줄여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정재홍 카드는 효과가 없었다. 뒤늦게 잭슨이 나왔지만 턴오버를 연발했다. 오리온에 믿고 쓸 가드가 없었다. 양동근 한 명을 당해내지 못했다.

양동근은 4쿼터 오리온의 추격을 잠재우는 강력한 3점슛을 꽂았다. 양동근은 이승현에게 파울을 얻으며 넘어지면서도 점프슛을 꽂아 3점 플레이까지 완성했다. 8점 차로 추격했던 오리온에게 찬물을 끼얹는 득점이었다. 양동근은 종료 4분 25초전에도 결정적인 3점슛을 꽂았다. 4쿼터에만 9점, 3어시스트, 2스틸의 완벽한 활약이었다.
이날 이현민, 조 잭슨, 정재홍은 2점, 11턴오버를 합작했다. 득점에 치중한 양동근은 27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을 쏟아내며 오리온 가드진을 압살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