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양동근(35, 모비스)의 머릿속에 혹사란 단어는 없었다.
울산 모비스는 13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6라운드서 고양 오리온을 88-73으로 제압했다. 2위 모비스(32승 18패)는 선두 KCC(33승 18패)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모비스는 오리온과의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4승 2패로 우위를 유지했다. 3위 오리온(31승 20패)은 정규리그 우승경쟁에서 한 발 밀려났다.
양동근은 27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로 리그 최고가드의 위엄을 보였다. 빅터는 15점, 8리바운드(6공격리바운드), 5어시스트, 6스틸을 기록했다. 전준범도 고비 때마다 15점을 터트려줬다. 오리온은 헤인즈가 무려 39점을 넣고도 졌다.

경기 후 양동근은 “최근 우리 팀 선수들 모두가 공격적이지 못했다. 수비나 공격이나 적극성을 놓치고 머뭇거렸다. 수비부터 적극적으로 하니 공격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잘 풀렸다. 선수들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안될 때가 더 많다. 수비에서 생각을 쏟다보니 공격은 자연스럽게 풀렸다”고 총평했다.
다득점을 터트린 공격이 신경을 안 쓴 것이라고? 양동근은 “찬스가 나면 머뭇거리지 않으려 한다. 함지훈이나 빅터 등이 (자기 공격보다) 다른 찬스를 먼저 보려고 한다. 나까지 그러면 더 공격이 원활하지 않다. 나라도 (전)준범이랑 적극적으로 공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35세인 양동근은 오늘도 36분 18초를 뛰었다. 양동근의 출전시간을 줄여줘야 한다는 ‘혹사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양동근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는 “선수가 뛰는데 혹사가 어디 있나?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감독님도 당연히 하셔야 하는 부분이다. 선수 한 명이 힘들다고 (코트에서) 나온다면 (선수)자격이 있을까 싶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기려고 하는 게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양동근은 4쿼터에만 9득점을 폭발시켰다. 그는 “아무 생각없이 던졌다. 처음에 쏜 것은 시간 없을 때 쏘는 슛을 생각했다. 키 작은 이현민이 앞에 있어서 쏘는 슛이었다. 두 번째 나나 창용이가 언제든 쏠 수 있는 슛이었다. 운이 좋아 들어갔다. 슛을 넣었지만 고비를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리온이 워낙 폭발력 있는 팀이다. 외곽슛이 정확한 선수가 많다.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팀”이라고 방심을 경계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