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 임훈 테이블세터로 기용 확정
임훈, “1·2번 타순 안 가리고 활약 자신”
“꾸준히만 출장하면 활약할 자신이 있다. 1번이든 2번이든 책임감 갖고 잘 하겠다.”

LG 트윈스 외야수 임훈(31)에게 2015시즌은 반전의 해였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를 기점으로 맹활약, 단숨에 LG의 중심선수로 떠올랐다. LG 이적 후 5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리 출루율 3할8푼6리를 기록하며 리드오프로 부상했다. 트레이드 당시에는 타격보다는 수비에 거는 기대가 컸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공수 모두 수준급이었다. 임훈으로 인해 LG는 드넓은 잠실구장 외야를 100%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애리조나 시간으로 11일 임훈을 만나 LG에서 처음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소감과 2016시즌에 대한 각오 등을 들었다.
먼저 임훈은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면서“애리조나에서 굉장히 즐겁게 하다가 간다.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팀 전체적인 융화도 잘 됐다. 다른 팀에 있을 때 들었던 LG 트윈스와는 완전히 달랐다”고 웃었다.
임훈은 올해 야수조 조장으로 선정됐다.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주장 류제국 모두 야수조 조장으로 임훈을 생각했다. 룸메이트는 막내 안익훈이다.
임훈은 “내가 야구를 잘 해서 야수조 조장이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옳고 그름이 분명한 성격인데 이게 작용을 한 게 아닐까 싶다. 조장이지만, 막 다그치기 보다는 내가 먼저 선수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이는 식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후배들이 잘 따라오고 잘 도와준다”며 “익훈이와는 작년부터 가까이 지냈다. 그 때부터 익훈이가 내게 많은 것을 물어보곤 한다. 이번에 룸메이트가 되고 함께 생활하면서 익훈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많이 알 게 된 것 같다. 내가 아는 선이라면 열심히 가르쳐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양상문 감독이 확정지은 타선은 단 네 자리다. 임훈의 테이블세터 기용과 박용택-이병규(7번)-히메네스의 클린업만 명확하고, 나머지 자리는 앞으로 치를 실전을 통해 채워진다. 양 감독은 “지금 당장 라인업을 짜면 훈이를 1번 타자로 기용할 것이다. 그런데 훈이가 중견수와 우익수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2번 타자로 나설 수도 있다. 실전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의 자리를 두고 임훈은 1번 타자든 2번 타자든 역할에 맞는 활약을 펼칠 것을 자신했다. 임훈은 “1번 타자는 출루가 중요하다. 1번 타자가 출루하는 것만으로도 팀 전체의 분위기가 산다. 2번 타자는 1번 타자가 출루했을 때 번트와 희생타를 해야하는 역할이 크다. 그런데 요즘에는 강한 2번 타자도 요구된다”며 “둘 다 팀에서 중요한 중책이다. 감독님이 이야기하시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1번이든 2번이든 어느 자리에 가든 책임감 갖고 잘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K 시절 함께 해온 정상호와 LG에서 재회한 것에 대해선 “상호형과는 오랫동안 함께 있었고, 함께 우승도 해봤다. 사실 상호형이 LG와 계약하고 난 후 맨날 전화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봤었다”며 “상호형이 LG에 와서 SK 때보다 훨씬 말도 많이 하고 밝아졌다.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밝고 즐거워서 편하게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상호형과 후배들이 서로 잘 밀어주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훈은 지난해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을 때를 돌아보며 2016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임훈은 “SK에서 떠날 때 SK 선수들이 내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매일 경기만 나가면 잘 할 자신 있다. 너희들도 다 보지 않았나. 스타팅만 나가면 잘 해왔다’고 SK 선수들에게 말했다. 실제로 재작년에 SK서도 주전으로 꾸준히 나가서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선발출장하면 활약할 자신 있다”며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타격에 변화를 줬다. 작년에는 공을 좀 자세히 보려고 스윙시 잠시 멈추는 동작이 있었다. 이제는 연결 동작으로 하고 있다. 일단은 굉장히 좋다. 작년에 멈춰 놓고 치면서 잘 됐지만 연결해서 치는 게 타구의 힘도 더 잘 받는다. 작년보다 나은 올해가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