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이종운 전 감독, “롯데, 3위 이상 가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2.15 05: 50

이종운 전 감독, 애리조나서 메이저리그 공부
“지난해 롯데, 투수진 우왕좌왕한 내 탓....올해 3위 이상 가능”
“밖으로 나온 만큼, 넓고 크게 보려고 합니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를 지휘한 이종운 전 감독이 애리조나를 찾았다. 이 전 감독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연습경기를 지켜봤다. 이 전 감독은 5월까지 애리조나에서 야구와 영어 공부에 매진할 계획이다.  
“당장 다른 팀에 갈 생각도 없고, 다른 팀에 갈 상황도 아니다. 프로야구에 몸을 담기 시작했으니까, 그동안 보고 싶었던 여러 가지를 이번 기회에 보려고 애리조나에 왔다. 지난해까지는 감독으로서 팀 내부를 보는 데 주력했다. 이렇게 팀에서 나와서 보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구단뿐이 아닌, 메이저리그 구단과 일본 구단은 어떻게 시즌을 준비하고, 시즌을 치르는지도 보고 싶었다. 애리조나에는 3개월 정도 있을 계획이다. 야구 공부뿐이 아닌 언어 공부도 하려고 한다.”
지난해 이 전 감독은 롯데 사령탑을 맡아 좋은 분위기 속에 자율야구를 추구했다. 팀 내부적으로 가장 시끄러웠던 시기에 감독이 되면서, 팀 분위기부터 잡는 것에 중점을 뒀다. 선수들에게 훈련을 강요하기보다는 선수들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게 하고, 내부 경쟁을 유도했다. 이 전 감독은 애리조나에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통해 좀 더 다양한 방법을 찾으려 한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수다. 팀이 좋아지려면 밑에 있는 선수들을 경쟁시켜서 올려야 한다.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게 자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난해 롯데를 맡았을 때 자율적으로 훈련하는 것에 중점을 뒀었다. 경쟁 속에서 편하고 정정당당한 분위기를 추구했다.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보다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선 자율 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자율적인 경쟁을 어떻게 유도하나 집중해서 보려고 한다. 메이저리그는 팀 컬러가 다 다르지 않나. 다양한 팀 컬러를 보고 싶다.” 
덧붙여 이 전 감독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스스로 풀어가는 야구에 주목했다. 덕아웃 사인이 없이도 그라운드 위에 선수들이 어떻게 상황에 대처하는지 보고 싶어 했다.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선수들만 봐도 다른 게 많았다. 특히 외국인투수들은 수비 위치를 직접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보통 포수가 내야진 위치를 지휘한다. 메이저리그와 우리 야구의 차이인데 이런 점들을 배우고 싶다. 실제로도 덕아웃에서 사인 내는 것보다 선수들끼리 사인 내는 게 좋다. 그래야 템포도 빨라지고 상대가 파악하기도 힘들다. 견제만 해도 덕아웃에서 사인이 나가는 것과 선수들끼리 사인을 내는 것은 성공률 차이가 크다.”
이 전 감독에게 지난 시즌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 전 감독은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투수 운용 미스가 가장 뼈아팠다고 전했다. 
“투수 쪽이 안정이 안 되면서 감독인 내가 우왕좌왕했다. 한 시즌을 마치고 나서 선발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외국인투수 외에 토종 선발투수는 송승준 선수 하나 밖에 없었다. 토종 선발투수가 최소 2명은 있어야했다. 선발만 조금 안정됐으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지난해 5월 2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트레이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당시 롯데는 장성우 윤여운 최대성 이창진 하준호를 kt에 내주고, kt로부터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 안중열을 받았다. 
“당시 롯데는 투수진에서 젊은 선수들이 부족했다. 앞으로 선발을 맡아줄 선수도 필요했다.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선발로 올라설 선수가 있어야만 했다. 미래를 보고 박세웅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젊은 선수들이 자꾸 나와야 팀이 강해진다. 지난해 오승택 선수가 올라서면서 내야진에 신선한 경쟁을 일으켰다. 오랫동안 2군에만 있었던 김원중 선수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렇게 계속 젊은 선수들이 나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 전 감독은 롯데의 잠재력에 주목, 올 시즌 롯데가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전망했다.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 중에 약해진 팀들도 있다. 올 시즌 전망을 하자면, 두 팀은 상위권에서 내려가고 두 팀은 상위권으로 올라갈 것 같다. NC 두산 삼성 한화가 강팀으로 꼽히는데 롯데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3위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투수만 안정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데, 투수진이 올해 많이 안정될 것 같다. 작년에 모자랐던 2, 3승을 채울 것이라 본다. 올 시즌에는 한화와 롯데가 상위권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전 감독에게 해임 당시, 잠시나마 야구에서 떠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전 감독은 평생 야구와 함께 할 것을 강조했다. 이 전 감독은 5월 이후에는 일본으로 향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야구를 두루 살피면서 자신이 부족했던 것에 대한 답을 얻으려 한다.
“나는 평생 야구만 해온 사람이다. 감독으로 있을 때는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거고, 그게 아니더라도 야구와 관련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만 한다. 잠시라도 야구에서 떠나겠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다. 작년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밖으로 나와 작년에 안 된 것을 어떻게 채워갈지 생각하려고 한다. 5월 이후에는 일본 야구도 볼 계획이다. 일본에서 일 년 연수한 경험이 있는데 미국 야구를 보고 일본 야구를 보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다. 당분간은 이렇게 밖으로 나와서 넓고 크게 보려고 한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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