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양훈(30)이 등번호 1번을 고르며 새 출발을 알렸다.
양훈은 최근 2016시즌을 맞아 등번호를 바꾸면서 기존에 쓰던 36번 대신 1번을 달았다. 한화에서 50번을 썼던 양훈은 지난해 4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맞상대였던 이성열의 번호를 물려받았다. 넥센의 1번은 마무리 손승락이 달고 있었으나 지난해 말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양훈이 달게 된 1번이라는 번호는 투수 등번호에 있어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팀에서 에이스 투수에게 주어지는 번호기 때문. 야구에서 투수에게 매겨지는 포지션 번호인 1번을 본따 간판 투수들이 선호하게 됐다고 알려진 1번을 고른 양훈의 책임감이 그래서 더 크다.

양훈은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 둥지를 튼 뒤 단 3경기에 선발 출장했을 뿐이지만 2승1패 평균자책점 1.41을 기록하며 팀에 웃음을 안겼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낙점돼 5⅓이닝 1실점, 4일 만인 4차전 다시 등판해 6⅓이닝 3자책으로 호투하면서 큰 경기에서의 안정감도 보여줬다.
지난해까지 1선발로 활약했던 앤디 밴 헤켄이 일본 세이부로 이적하면서 에이스를 잃어버린 넥센은 2년차 라이언 피어밴드와 함께 로버트 코엘로를 영입하며 다시 외국인 원투펀치를 채웠으나 토종 선발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양훈이 3선발로서 이 부분을 올해 꼭 채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기대를 알고 있는 양훈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까지 자청해 다녀오는 등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는 정말 운이 좋았다.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대가 크신 것 같아 부담이 있다. 그래서 올해가 더 중요하다. 승패는 상관하지 않지만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하고 풀타임을 제대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넥센은 최근 3년간 스프링캠프에서 낙점됐던 토종 선발이 시즌을 풀로 소화한 경우가 거의 없어 매년 힘들게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몸쪽공 승부를 즐길 줄 아는 양훈의 시원시원한 피칭이 넥센 마운드에 '사이다'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