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에서 에이스로’ 확 달라진 주민규 위상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2.17 06: 31

동료들조차 제대로 이름도 몰랐던 주민규(26, 서울 이랜드 FC)가 이제 구단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가장 돌풍을 일으켰던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주민규다. 고양 Hi FC에서 뛸 때만 하더라도 그를 주목하는 선수가 없었다. 서울 이랜드 입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주장 김재성이 미국전지훈련에서 ‘너 이름이 뭐라고 했지?’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하지만 1년 만에 주민규는 미운 오리서 백조로 탈바꿈했다. 마틴 레니 감독의 권유에 따라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전환한 것은 신의 한 수 였다. 주민규는 챌린지에서 23골을 터트리며 득점랭킹 2위에 등극했다. 국가대표 예비명단까지 포함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듬직해졌다는 칭찬에 주민규는 “작년보다 여유가 있다. 작년과 비교해 날 대하는 것이 달라졌다. 작년에 동료들이 내 이름도 몰랐다. 김재성 형도 내 이름을 몰랐다. 미국에 가서 ‘너 이름이 뭐였더라?’라고 했다. 지금은 나에게 관심이 크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인터뷰를 하면 기자분들이 다 김영광, 조원희, 김재성 형들 쪽으로 갔다. 올해는 나에게 인터뷰도 많이 들어온다”면서 농담을 했다. 
주장 김재성은 주민규를 알뜰살뜰 챙기고 있다. 그는 “내가 이름을 몰라줘서 민규가 상처로 갖고 있는 것 같다.(웃음) 상대팀에서 볼 때 강한 임팩트가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미국에서도 처음에 서브로 시작했다. 감독님의 베스트 구상에 (민규가) 없었다. 그런데 정말 준비를 많이 하더라. 힘든 운동 끝나고 웨이트장에서 항상 운동을 했다. ‘기회가 오면 저 친구가 잡겠구나!’했다. 이렇게 까지 터질 줄은 몰랐다”면서 기뻐했다. 농담 속에서 후배를 향한 듬직함이 묻어난다. 
주전 골키퍼 김영광도 마찬가지다. 김영광은 “우리 공격수가 주민규, 타라바이, 벨루소다. 세 선수가 지난해 챌린지 득점 2,3,4위다. 세 선수가 50골을 넘게 넣었다. 공격은 빠질 게 없다”면서 주민규를 신뢰했다. 이랜드 구단 버스에는 메인 모델로 주민규의 대형사진이 래핑돼 있다. 그가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는 단적인 예다. 
지난해 주민규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와 판박이 골을 터트려 화제를 모았다. 주민규는 “좀 더 판타스틱한 골을 보여야 팬들이 경기장에 더 많이 오실 것 같다. 이브라히모비치와 드록바를 좋아한다. 요즘 수아레스처럼 파워풀하게 하고 싶다. 지루도 잘하더라. 이 선수처럼 축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플레이는 주민규에게 큰 자극과 영감이 됐다. 
다가올 시즌 주민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골수가 아니다. 그는 “작년에 잘해서 부담감도 있지만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란 선수를 알리게 된 계기였다.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다. 조바심은 내지 않는다. 꼭 클래식에 승격해서 평가받는 날이 올 거라 기대한다”며 클래식 승격을 바라봤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남해=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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