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키티 반등, 선발에서 희망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16 06: 00

2015년 선발승 순위, '엘로키티' 하위권
보강 요소 충분, 반격 시발점 기대
지난해 순위상 나란히 하위권으로 처지며 고개를 숙였던 하위 네 팀(KIA·롯데·LG·kt)이 명예 회복에 도전한다. 그들의 모델이 된 한 캐릭터처럼 활짝 웃는 2016년이 될 수 있을지는 선발진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KBO 리그 역사상 첫 144경기 체제로 열린 지난해, 상위팀들의 공통점은 ‘선발승’이 많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10개 구단의 평균 선발승은 46.6승. 이 중 상위 5개 팀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1위 삼성은 65승, 2위 NC는 63승, 3위 두산은 52승, 4위 넥센은 49승, 5위 SK는 50승이었다.
반면 하위 네 팀은 선발승이 적었다. kt가 29승으로 최하위, LG는 38승, 롯데는 39승, KIA는 41승이었다. 평균 이상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다른 전력적 요소가 선발승을 갉아먹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네 팀 중 선발 평균자책점이 상위 5위 안에 들었던 것은 LG(4.57)가 유일하다. 어쨌든 선발 강화가 각 팀 겨울의 첫 머리에 있을 법한 이유다.
그런 측면을 놓고 보면 올해는 기대가 걸린다. 지난해에 비해 선발 마운드가 한층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들이 상위팀들과 대등한 선발 전력을 구축한다면 팽팽한 승부가 더 많아지고, 궁극적으로는 전력 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지난해 7위 KIA는 대형 호재가 있다. 팀 사정상 마무리로 뛰었던 윤석민이 선발로 돌아온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최고 우완을 놓고 다투는 선수다. 여기에 몸값만 170만 달러, 경력만 놓고 보면 최정상급인 새 외국인 헥터 노에시도 든든하다. 윤석민-양현종-헥터로 이어지는 스리펀치는 단연 리그 최고를 놓고 겨룰 만하다. 강력한 선발 야구로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의 재림을 기대하고 있다.
8위 롯데는 지난해 검증을 마친 두 외국인 선수(린드블럼·레일리)와 재계약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토종 에이스 송승준도 잔류했다. 여기에 4·5선발이 좀 더 탄탄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제대한 고원준, 영건 박세웅이 1차 캠프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 박세웅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합계 승수는 고작 6승이었다. 불펜이 강해진 롯데가 이 수치까지 끌어올린다면 상위권 도약이 가능하다.
LG는 선발로만 따지면 지난해에도 리그 정상급 진용이었다. 올해도 헨리 소사, 우규민, 류제국의 선발 라인은 건재하다. 여기에 노련한 투수인 봉중근이 선발로 복귀했다. 로테이션의 뒤쪽에 안정감이 더해졌다. 변수는 남은 외국인 투수 하나다. LG는 2월 말로 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미동조차 없이 ‘특급 투수’를 기다리고 있다. 적잖은 실탄도 장전해놓고 있다는 후문. 여기서 좋은 성과가 난다면 리그 최고 선발 진용에도 도전장을 내밀만 하다.
kt도 외국인 교체로 승부를 걸었다. 시즌 중반 이후 투수 2명, 타자 2명으로 외국인 라인업을 짰던 kt는 올해 아예 투수 3명으로 시즌을 계획한다. 이미 KBO 리그에서 검증된 밴와트가 선봉에 서고, 피노와 마리몬이 뒤를 받친다. 밴와트는 2014년 후반기 최고 투수 중 하나였다. 마리몬은 슬라이더에서, 피노는 볼끝의 변화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정대현 엄상백 등 지난해 귀중한 수업을 받았던 젊은 선수들이 더 치고 올라온다면 금상첨화다. /skullboy@osen.co.kr
[사진] 윤석민-린드블럼-우규민-밴와트(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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