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G,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 탈락자에 주목
좋은 선수 얻을 수 있지만, 적응 문제 같은 위험부담 있다는 전문가 의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시선은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고정되어 있다. 두 팀 모두 외국인 선발투수 한 명을 애리조나 혹은 플로리다에서 데려올 계획이다. 이들의 베스트 시나리오는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수준급 선발투수를 영입하는 것. 기자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한국인 베테랑 투수, 그리고 외국인 스카우트 출신의 지도자에게 한두 팀의 외인영입 성공 가능성을 물었다.

먼저 내셔널리그 구단 관계자는 한국 팀의 이러한 시도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개막전 엔트리를 발표를 전후로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가 나뉜다. 한국에서 데려가는 선수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스플릿 계약으로 FA가 되는 선수일 것이다”며 “한국구단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선수를 데려간다면, 우리는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 구단과 에이전트가 스플릿 계약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더라.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하면 FA가 돼서 한국구단과 계약하기로 미리 합의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로스터에 제한이 있다보니 좋은 선수임에도 떠나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이런 선수를 영입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현재 한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체크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에릭 테임즈다. 지난 몇 년동안 우리는 테임즈를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KBO리그 베테랑 투수는 “솔직히 나는 부정적이다. 외국인투수가 한국야구와 팀 분위기 그리고 한국문화에 적응하는 데 최소 7주가 걸린다. 게다가 한국야구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템포가 느리고, 메이저리그와는 스트라이크존도 조금 다르다”며 “개막을 눈앞에 두고 데려와서 잘 할 수도 있으나, 반대의 결과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외국인 스카우트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는 또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충분히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다”며 “초청선수에만 집중해도 된다. 메이저리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한 팀당 초청선수만 6명 이상을 등록시킨다. 30팀이니까 초청선수만 봐도 180명 이상이다. 이중 투수가 반은 차지하지 않나. 90명 중에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들어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고, 이중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도 있다. 현재 KBO리그 외국인선수 몸값을 생각하면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이들이 한국행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몸 상태도 좋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기 위해 스프링 캠프에서 충분히 몸을 만들었다. 시범경기를 통해 실전도 치렀다. 한국에 와서 따로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타이밍을 잘 잡는다면, 15승 투수도 데려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현재 한화와 LG 모두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가 열리는 곳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특히 LG는 지난해까지 외국인선수로 뛰었던 잭 한나한을 스카우트로 쓰고 있다. 한나한은 플로리다서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범경기를 관찰한다. 흥미롭게도 한화와 LG는 오는 4월 1일 잠실구장에서 개막 3연전을 치른다. 개막전에 앞서 어느 팀이 대어를 잡고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