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봉중근, “나만 잘하면 우리 선발진 강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2.16 06: 05

봉중근, 선발투수 복귀하는 2016시즌 각오
1·2선발 보조하는 데 주력...“LG 선발진 강해질 수 있다” 
LG 트윈스 좌투수 봉중근(36)이 다시 태어났다.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선발복귀 성공을 바라보는 중이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는 봉중근을 만나 2016시즌을 향한 각오를 들었다. 

먼저 봉중근은 10kg 이상을 감량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양상문 감독은 감량에 성공한 봉중근을 두고 “2007년도 겨울에 내가 투수코치로서 중근이를 데리고 훈련을 했었다. 당시 중근이가 살을 많이 빼면서 정말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지금 그 때의 느낌이 난다”고 말한 바 있다. 
봉중근은 한국무대 복귀 첫 해였던 2007시즌 24경기 111⅔이닝 6승 7패 평균자책점 5.32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2008시즌 28경기 186⅓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이후 2010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과 17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LG 선발진의 에이스로 자리했다. 
“지난해 고치 마무리캠프부터 감량에 들어갔고 목표로 했던 감량 수치를 달성했다. 요즘에는 일부러 많이 먹는데도 살이 잘 안 찐다. 그래도 이제 일본에 가서 좋은 음식을 먹으니까 찌울 수 있을 것 같다. 20대 몸무게로 돌아와서 그런지 젊어진 느낌이 든다. 일단 살을 빼고 나서는 잔부상이 없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아졌다.” 
선발투수로 돌아온 봉중근에게 가장 큰 과제는 체력이다. 봉중근은 지난 시즌 마지막 한 달을 선발투수로 보낼 계획이었다. 9월 4일 잠실 kt전을 통해 약 4년 만에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계획대로 4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9월 11일 수원 kt전에서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재개되는 시점부터 난조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경기를 마치고 허리통증으로 인해 시즌아웃됐다. 
 
“이번 캠프를 통해 공 개수를 많이 늘렸다. 50개 이상 던졌을 때 느낌이 어떤지에 중점을 뒀다. 다행히 고치 마무리캠프에서 훈련한 게 지금까지 도움이 잘 되고 있다. 정해진 스케줄대로 소화를 했다. 러닝이나 체력훈련도 어린선수들과 똑같이 했다. 나이가 있는 만큼, 4·5회에 들어가면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페이스대로 준비한다면 괜찮을 것이라 본다.” 
투구패턴에 큰 변화는 없다. 이전에도 선발투수로 빼어난 성적을 올린만큼, 갖고 있는 구종을 활용해 타자들을 돌려세울 계획이다. 봉중근은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모두 구사한다. 등판 간격을 지키면서 상위 선발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을 강조했다.
“구종은 해온 그대로 간다. 그리고 스피드에는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오키나와까지 137km만 던져도 된다고 보고 있다. 시범경기가면 140km 초반대까지 나올 것이다. 지금 내 위치는 4, 5선발로서 1,2 선발이 스케줄대로 등판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이다. 투수코치님께서도 내가 10승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한 시즌 내내 내 위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봉중근은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칠 경우, FA 자격을 얻는 것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선발투수로 돌아온 만큼, 선발투수로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FA는 거의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송)승준이와 함께 ‘우리가 FA할 수 있을까’ 서로 물어봤다. 나이는 서른일곱이지만 FA 자격을 갖게 된 것은 좋은 일이라 본다. 그만큼 올해가 마지막 기회란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내가 한 시즌 동안 몇 번이나 선발 등판하고 이닝을 먹을지 지켜보겠다고 하더라.” 
선발투수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2015시즌 KBO리그 토종 선발투수 중 규정이닝을 소화한 이는 7명뿐이었다. 하지만 봉중근은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이 꾸준히 활약해 규정이닝만 채워준다면, LG 선발진 전체가 더 강해진다고 봤다.
“솔직히 규정이닝을 채우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최근 들어 선발투수의 불펜 의존도가 높아졌다. 리그 전반적으로도 토종 선발투수들의 페이스도 좀 떨어진 듯싶다. 그래도 내가 꾸준히만 나와 주면 (우)규민이와 (류)제국이가 편해진다. 나만 잘하면 우리 팀 선발투수 다섯 명 모두가 규정이닝을 채우고 우리 선발진도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봉중근은 2016시즌 잠실구장에서 선발 등판하는 순간을 머릿속에 그렸다.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부진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선발투수로서 예전의 느낌을 갖고 마운드에 오를 것을 다짐했다.  
“선발투수로 뛰었던 느낌을 다시 갖게 돼 설렌다. ‘플레이볼’할 때 마운드에 있고, 전광판에 채워나가야 하는 숫자가 많아진 것이 나를 새롭게 만들면서도 예전에 잘 했을 때의 기억을 되살리게 할 것이다. 지난해 마무리투수로서 부진해 선수단 전체와 팬들께도 죄송한 마음뿐이다. 마무리투수 경험이 있는 만큼, (정)찬헌이와 (임)정우를 잘 도와줄 것이다. 둘 다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다시 태어난 마음으로 올 시즌을 치르겠다.” / drjose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