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이 든든해야 승격이 보인다.
서울 이랜드 FC의 수문장 김영광(33)은 여전히 든든했다. 서울 이랜드 FC는 16일 남해축구센터에서 중국 갑급리그의 상하이 선신과 친선경기를 펼친다. 남해 전지훈련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서울 이랜드 FC는 22일 제주로 떠나 중국슈퍼리그 6위팀 상하이 뤼디선화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24일에는 슈퍼리그 4위 베이징 궈안과 세 번째 경기를 가진다.
올 시즌 이랜드의 승격은 수비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시즌 이랜드는 23골을 터트린 주민규를 내세워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축구를 하다 보니 수비가 문제였다. 마틴 레니 감독이 수비보강에 심혈을 기울인 이유다. 김영광을 만나 달라진 이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챌린지에서 1년을 해봤는데 어떤가요?
▲ 확실히 클래식은 강팀, 약팀이 나눠져 있어요. 강팀과 할 때 중하위권 팀은 몸을 사리죠. 수비지향적이라 골키퍼가 공을 잡을 기회가 많이 없을 때도 있어요. 챌린지는 경기가 ‘너 죽고 나 죽자’ 식이죠. 한 골나는 경기가 거의 없어요. 4-3, 5-4도 나옵니다. 클래식보다 챌린지가 더 재밌어요. 워낙 치고받으니까요. 팬들 입장에서 더 재밌을 거예요. 클래식에서 2-3년간 올 유효슈팅이 단 1년 만에 다 나왔어요. 3년 공부를 1년에 다한 셈이죠.
- 클래식과 차이가 큰가요?
▲ 예전에는 클래식과 챌린지 차이가 매우 컸죠. 선수들이 챌린지 가면 인생 끝나는 줄 알았어요. 지금은 클래식 선수들이 가고 싶다고 많이 물어봐요. 격차가 줄어든 것 같아요. 선수들 생각도 달라졌죠. 모든 선수들 승격이 목표라 좀 더 간절하죠. 어떻게든 올라가야 하니까 좀 더 부지런하고 노력하게 되죠. 사실 클래식은 안주하는 경향도 없지 않거든요.
- 올 시즌 이랜드가 달라진 점은?
▲ 수비가 상당히 강해졌어요. 전지훈련 4경기 중 무실점입니다. 내가 잘한 것보다 수비가 단단해졌죠. 공이 확실히 덜 옵니다. 공격도 차단을 잘하고, 슈팅자체를 안 줘요. 공격수 주민규, 타라바이, 벨루소가 챌린지 득점 2,3,4위 였죠. 세 선수만 합쳐도 공격은 빠질 게 없어요.
골키퍼 코치님도 한 경기당 유효슈팅 2개씩만 줄여도 40경기면 80개 줄이는 거라고 하세요. 그만큼 실점율이 확 낮아지는 것이죠. 그럼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냐 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공격수들도 워낙 좋지 않나요?
- 어쨌든 승격을 해야 하는데 라이벌들은 누가 있죠?
▲ 상무가 클래식에 올라갔죠. 워낙 멤버가 좋아 부담스러웠던 팀이에요. 상무가 없어 긍정적이죠. 근데 부산이 또 내려왔어요. 역사 깊은 팀이라 무시 못 하죠. 대구도 수비가 강해요. 조나탄 대신 좋은 선수가 왔어요. 작년과 같은 플레이 할 것 같네요. 안산보다는 부천도 까다롭죠. 알짜배기 영입을 했어요. 용병도 그대로고 좋아요.
- 정말 수비가 강해졌나봐요?
▲ 수비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 왔어요. 최후방에서 보면 엄청 열기 어려운 문이 됐죠. 작년에 다른 선수들이 ‘너희 팀 수비가 왜 이렇게 약해?’라고 했어요. 하나 먹으면 두 개 넣는 축구를 했죠. 지금은 감히 그런 말 못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 추천하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 벨루소 슈팅이 진짜 좋아요. 프로팀에 1순위로 와서 1년도 못 버티고 나간 선수들 많이 봤거든요. 우리 팀은 정말 다 기회를 받았어요. 경험을 쌓은 것이 큰 이득이죠. 어린 선수와 기존 선수 조화도 좋죠.
- K리그 골키퍼들이 일본에 많이 갔어요. 클래식에 자리가 비니까 김영광 선수를 탐내는 구단이 있었을 텐데?
▲ 개인적으로 연락도 왔어요. 이야기는 있었죠. 하지만 전 이랜드의 비전이 있었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이랜드 승격에 일조하고 싶죠. 서울 더비 꼭 해보고 싶어요.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강남-강북 더비가 되면 축구발전에 정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사실 프로축구에 관중이 없잖아요. 서울더비로 축구붐이 일어나길 바라죠. 축구발전에 일조하고 싶어요.
- 승격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 작년 전반기에 11경기서 9승도 하고, 후반기 10경기서 2승도 했어요. 승점 차를 줄이지 못해 아쉬웠죠. 올해 그 아쉬움을 채우겠어요. 주민규, 벨루소, 타라바이 골을 합치면 50골이 넘어요. 이제 수비만 잘하면 됩니다. / jasonseo34@osen.co.kr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