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두의 진짜 효과, 고참들 바짝 독 올랐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2.17 00: 16

양손의 떡을 쥘 것인가?
김기태 KIA 감독은 오키나와 실전 초반부터 새 얼굴들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3년차 스무살 박진두, 돌아온 윤정우, 2년차 황대인, 신인 최원준과 이진영, 13년차이지난 백업요원이었던 김주형도 선발라인업에 들어있다. 여기에 이인행, 오준혁 등도 라인업에 이름을 넣고 있다. 
이들이 실전에서 야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기회만 주면 잡겠다는 의지들이 강해졌다. 특히 박진두의 급부상은 KIA 캠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작년 가을캠프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거의 주인공이 되다시피하고 있다. 

이미 주니치와 야쿠르트전에 4번타자로 기용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7일 요코하마전도 4번타자로 나선다. 앞으로도 타선이 바뀔 수는 있지만  오키나와 실전 전경기 뿐만 아니라 시범경기까지 선발라인업으로 완주할 태세이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김기태 감독이 박진두를 팍팍 밀어주는 것은 세대교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성실하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힘든 내색도 없다.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상대투수를 괴롭히는 근성도 있다. 그래서 모처럼 토종이자 프랜차이즈 4번타자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김감독의 박진두 포석은 또 다른 노림수도 담겨있다. 바로 기존의 고참선수, 주전선수들에 대한 강렬한 자극이다. 효과는 당장 드러나고 있다. 당장 4번타자였던 나지완이 급반응하고 있다.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자 눈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비단 나지완 뿐만은 아니다. 박진두를 비롯해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자 외야수 신종길, 김원섭, 김주찬, 내야수 김민우까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캡틴 이범호도 마찬가지이다. 이범호는 "이번 캠프를 통해 젊은 타자들이 많이 좋아졌다. 박진두 같은 선수는 성장속도가 대단히 빠를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올라오고 나도 힘 떨어지면 밀려날 것 같다. 바짝 긴장해야겠다"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아예 고참들은 특타까지 불사하고 있다. 바짝 독이 올라있다. 자칫하다간 젊은 선수들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참들의 자세를 바꾸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마도 이것이 김기태 감독이 진짜로 노리는 박진두 효과가 아닌가 싶다. 고참선수들은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전에 나선다. 그 때 독기를 머금은 타구를 날릴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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