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캠프 연습경기 '10이닝 무실점' 행진
중심이동 변화, 류현진에 배운 커브 효과
'성실파' 장민재(26)가 한화 마운드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장민재는 지난 16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1차 캠프였던 일본 고치에서부터 치러진 4차례 대외 연습경기에서 10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아쿠바리아전에서 구원으로 2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장민재는 11일 한신 타이거즈 2군전에 선발등판, 3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2차 캠프지 오키나와로 넘어온 뒤에도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 구원 1이닝 무실점.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경기와 이닝을 소화하며 1점도 주지 않는 무결점 피칭이다. 10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을 뿐, 삼진 8개를 뺏을 정도로 내용도 좋다. 아직 주축 투수들이 실전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장민재는 김민우·정대훈과 함께 팀 내 최고 페이스다.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캠프 초반 장민재는 연습시 투구폼을 수정해서 던졌다. 김성근 감독 주문으로 오른팔이 앞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멈춤 동작을 갖고 팔 스윙을 가져갔다. 김 감독은 장민재의 중심이동이 빠르게 넘어가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적했고, 장민재도 이를 빠르게 흡수했다.
또한 지난해 연말 '절친한 선배'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오키나와에서 합동 훈련을 가지며 배운 너클커브도 쏠쏠하게 써먹고 있다. 기존에는 포크볼 투수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젠 실전에서 커브 활용도가 높아졌다. 각은 크지 않지만 빠르게 꺾이는 커브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쉽게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장민재는 "이전에는 너무 힘만 들어간 폼이었다. 몸이 앞으로 빨리 나가는 것을 막다 보니 볼끝에도 힘이 실리고 제구도 좋아지는 것 같다. 현진이형과 오키나와에서 8일간 훈련하며 배운 커브도 잘 떨어진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폼을 고친 후로 장민재의 컨트롤이 향상됐다"며 긍정적이다.
지난 2009년 입단한 장민재는 2011년 5선발로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입대한 뒤 지난해 돌아왔지만, 실전감각 부재로 1군 4경기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팀 내 모든 관계자가 인정하는 성실파 투수로 보이지 않게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동안 묵묵히 흘린 장민재의 구슬땀이 이제 빛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