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봄배구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선수 괴르기 그로저의 괴력이 돋보이지만 류윤식의 분발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화재는 지난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NH농협 V리그' 6라운드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0-25, 25-15, 26-24, 20-25, 15-10) 역전승을 거뒀다. 그로저가 서브 에이스 6개 포함 37득점으로 폭발하며 삼성화재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에 못지않게 레프트 류윤식의 활약도 빛났다. 이날 류윤식은 3세트를 마무리한 서브 에이스 1개와 블로킹 2개 포함 11점으로 그로저를 뒷받침했다.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도 "류윤식이 특히 잘해줬다. 리시브와 모든 면에서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팀이든 그렇지만 삼성화재는 특히 리시브가 중요시 되는 팀이다. 임도헌 감독은 "리시브 라인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면 우리가 어려운 경기를 한다. 그래서 상대가 우리에게 강서브를 많이 때린다. 그렇게 되면 올라가는 데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류윤식은 안정된 리시브와 오픈, 시간차로 과감하게 공격 가담하며 공수에서 그로저에게 집중된 부담을 분산시켰다. 그로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삼성화재로선 류윤식의 분발이 어느 때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류윤식 역시 자신감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기 후 류윤식은 "훈련을 많이 하며 감각을 찾았다. 나 스스로 자신감이 있었다.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은 자신 있다"며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서 믿고 기다려줬다. 자신감 잃지 않게 형들도 파이팅을 불어넣어주셨다. 안 되더라도 믿어줬기 때문에 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19승12패를 마크한 3위 삼성은 승점을 54점으로 늘렸다. 4위 대한항공(17승14패, 승점 52)과 승점을 2점차로 벌리며 3위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류윤식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선수들이 목표를 뚜렷하게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로저는 독일대표팀을 위해 올림픽 예선에 참가한 뒤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승부처에서 결정력은 여전하지만 전체적인 공격 성공률은 떨어져있다. 그런 상황에서 류윤식이 살아나고 있어 다행이다. 숱한 고비 속에서도 삼성화재의 봄배구를 향한 계보는 끊이지 않을 듯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