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다.
KBL은 17일 오후 재정위원회를 열어 16일 전주 KCC-고양 오리온 경기에서 경기 시간을 잘못 측정한 책임을 물어 주심에게 300만 원, 부심 2명에게 각 200만 원과 100만 원 제재금 징계를 결정했다.
또 이날 경기의 감독관과 계시원에게는 각 1년간 자격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지난 16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와 오리온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6라운드 경기에서 시간이 24초간 흐르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렇다. 3쿼터 종료 3분 56초를 남기고 KCC가 공격권을 가졌다. 그러나 KCC가 공격권을 가진 24초 동안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3쿼터는 10분 24초, 전체 경기는 40분이 아닌 40분 24초 진행됐다.
피해자가 생겼다.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간이 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가 일어날 수 있지만 경기 시간은 무조건 엄수되야 한다.
그러나 KBL은 재경기에 대한 의지는 없었다. 물론 규정에 따르면 오리온은 KBL에 재경기를 요청할 수 있다. KBL 경기 규칙 C조를 보면 경기 중 심판의 결정 또는 어떠한 사건 발생으로 인해 한 팀이 불리하게 영향을 받았다면, 그 팀은 경기종료 직후 팀의 주장이 주심에게 이의 제기를 알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의제기가 유효하려면 경기종료 20분 이내에 해당 팀의 대표자가 이의제기 사실을 해당 경기의 경기, 기술위원회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 벌어진 플레이오프다. 정규리그가 거의 마무리 되는 가운데 프로농구는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이미 KBL은 한 차례 홍역을 앓은 경우가 있다.
지난해 4월 2일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2014-2015 KBL 챔피언 결정전 3차전 3쿼터 진행중 보조 계시원이 갑자기 퇴장했다. 당시 계시원은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언쟁을 벌였고 참다 못한 계시원은 외투를 들고 경기장일 빠져 나갔다. 5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돌아오기는 했지만 정확한 행정처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였다.
가장 큰 문제는 계시원의 관리 감독이 KBL이 아닌 해당 구단의 몫이라는 점이다. 인력과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KBL은 직접 관리하고 있지 않다. 해당 구단이 계시원을 관리하고 있다. 경기당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지출된다.
서울 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 농구협회의 추천으로 계시원을 뽑는다. 따라서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KBL은 지난해 문제 발생 후 철저한 관리를 했지만 다시 문제가 드러나고 말았다.
물론 이번 사태가 KCC의 책임은 아니다. 구단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가운데 발생했기 때문에 더 문제가 크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방 구단의 경우에는 의외의 충성심이 나올 수 있다. 구단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BL 관계자는 "지난해 불거진 문제로 인해 철저하게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상황으로 우리가 직접 관리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그런 부분에 대해 해결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올 시즌 심판판정을 비롯해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농구의 흥행도 흔들렸다. 따라서 축제의 장이 되야 할 플레이오프는 관심이 집중되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다시 발생한다면 프로 농구는 돌아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다만 플레이오프라도 KBL이 직접 모든 것을 관장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할 수 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