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구위가 좋아졌다".
오키나와 실전을 치르고 있는 KIA 투수 가운데 가장 기량과 구위가 좋아진 선수로 단연 우완 한승혁이 꼽히고 있다. 스피드가 벌써부터 153km를 찍은데다 평균구속이 150km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뛰어나다. 동료선수들도 "캠프에서 가장 좋아진 투수다"는 평가를 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한승혁은 13일 주니치전과 17일 요코하마전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다시말해 소방수 후보의 자격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각각 2이닝씩 소화했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4이닝 2피안타 4탈삼진의 성적이다. 까다로운 일본타자들을 직구와 변화구(슬라이더와 포크볼)로 제압했다.

투구동작이 상당히 간결해졌다. 작년까지는 투구폼이 컸다면 지금은 깔끔해졌다. 특히 팔의 백스윙 동작이 짧다. 팔을 밑으로 떨어뜨린 상태에서 손목을 꺾는 동작이 없어졌다. 스피드를 높이려는 동작이었다. 이제는 바로 허리춤쪽에서 볼을 잡은 상태에서 투구동작에 들어간다. 투구폼이 작아지면서 투구에 안정감이 생기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력이 잡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대진 코치는 작년 마무리 캠프에서 투구폼의 변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투구폼 교정을 주문했고 한승혁도 인정했다. 이대진 코치는"아직은 변화의 단계이라 작년의 버릇이 완전하게 고쳐지지 않고 있지만 안정감이 많이 생겼다. 일단 (아래 위로 손동작을 하면서) 날라다니는 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런데 투구폼이 짧아졌는데도 스피드는 오히려 높아졌다. 작년 전지훈련 실전에서는 최고 149km를 기록했는데 벌써 153km까지 찍었다. 한승혁은 "투구폼이 간결해지면서 던질때 볼이 더 잘 눌러지고 때리면서 던지게 됐다. 볼을 던지는 것이 많이 편해졌다"면서 이유를 찾았다. 오히려 "이러다 부상까지 당하지 않을까 걱정까지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잔동작이 없어지면서 투구의 매커니즘을 찾았고 제구력은 물론 스피드까지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실전에서 한승혁의 호투는 활용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는 좌완 심동섭이 주전소방수 1순위였지만 한승혁이 두 경기 호투로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설령 소방수가 안되더라도 필승맨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KIA 마운드에는 커다란 호재이다. 남은 오키나와 실전,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한승혁의 쾌투행진이 이어질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