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이 파죽의 6연승으로 2위를 굳혔다. 팀이 잘나가는 비결은 따로 있었다.
부천 KEB하나는 18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KDB생명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서 구리 KDB생명을 62-56으로 물리쳤다. 6연승을 달린 KEB하나(18승 12패)는 2위를 굳혔다. 최하위 KDB생명(6승 24패)은 5연패를 당했다.

최근 박종천(56) 감독은 김이슬(22)과 강이슬(22) ‘두 이슬’에게 경기마다 숙제를 내주고 있다. 비디오를 다시 보고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적어서 ‘게임 리포트’를 작성해 다음날 제출하라는 것. 자신의 플레이를 보고 연구하고 반성하라는 속내가 담겨 있다. 덕분에 ‘김슬’과 ‘강슬’은 경기 후 숙제하기에 바쁘다고 한다.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김이슬은 KDB생명을 맞아 10점, 3어시스트, 3스틸로 잘했다. 경기 후 김이슬은 “내가 넣은 (점수)만큼 이경은 언니에게 줬다. 수비에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만큼 못해서 반성을 해야 한다. 내가 쉬는 타이밍에 경은 언니가 움직이다보니 한 타임 늦었다. 슛도 맞고 놓쳤다”면서 반성을 했다. 수훈선수로 기분 좋은 소감을 물어봤는데 자기 한탄만 했다. 그만큼 자신의 플레이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종천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수장 중 최고령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할머니들의 시대는 가라”고 외쳤던 그지만, 정작 자신은 선수들의 아버지뻘이다. 박 감독은 어린 선수들과 터놓고 소통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일부러 ‘카톡’도 적극 활용한다고 한다.
김이슬은 “항상 감독님이 게임 끝나시면 ‘네가 했던 게임을 보고 느껴야 한다’고 하신다. 시간 날 때마다 게임을 보라고 하신다. 도움이 많이 된다. 카톡으로도 말씀하시고, 다음 날 불러서 직접 물어보시기도 한다. 내가 직접 글씨로 써서 리포트를 낸다. 직접 말하기가 그러니까 (글로) 써서 내 의사표현을 한다. 나랑 강이슬이랑 둘이 경기 다음날 바로 낸다”며 웃었다.

어느덧 6연승을 달린 KEB하나은행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단 1승만 남겼다. 2승을 하면 2위 확정이다. 6연승은 KEB하나 창단 후 최다연승 신기록이다. 김정은과 샤데 휴스턴, 신지현 등 핵심전력들의 줄부상을 딛고 거둔 성과라 의미가 더하다.
박종천 감독은 “우리가 (플레이오프 3위 상대로) 어느 팀을 고를거라고 보지 않는다. 남은 경기 있는 그대로 간다. 신한이든 삼성이든 KB든 상관치 않고 우리 스타일대로 가겠다”며 정곡법으로 우승도전을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