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베스트 시나리오는 노경은
우완 셋업맨 확보 여부가 관건
두산 베어스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들을 점검한다. 아직 경합지인 5선발 자리의 주인공도 곧 가려진다.

두산은 지난 17일 일본 미야자키에 도착해 18일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오는 20일부터는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총 9차례의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롯데 자이언츠를 한 번 만나는 것 빼고는 모두 일본 팀과의 대결이다.
이를 통해 5선발 경쟁 승자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5선발은 정해져 있다. 바로 노경은이다. 지난해 심신의 고통 속에 불펜에서 던지며 1승 4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47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긴 이닝을 던질 때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 대표적인 경기가 한국시리즈 4차전(5⅔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이다.
김 감독은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했던 1차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될 당시 “5선발과 불펜은 아직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 미야자키에 가서 불펜이 괜찮으면 선발진을 확정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확실히 선을 긋지 않았다. 하지만 “김강률의 몸 상태가 올라오고 불펜이 좋을 경우 노경은이 5선발로 가주는 것이 제일 좋은 그림이다”라는 말로 노경은이 선발진에 합류할 상황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표현했다.
미야자키에서는 노경은을 선발로 가동한다. 김 감독은 일부 선수들을 연습경기에 기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선발 중에선 니퍼트만 페이스를 조금 늦춰서 캠프 후반부에 던지게 할 것이고, 김강률과 조승수도 한 번 내보낼 것이다. 노경은은 선발로 투입하고, 김재환도 좌익수로 넣어볼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선발을 바라는 마음은 노경은도 마찬가지다. 그는 시드니에 있을 당시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고 힘든 시기였지만, 그 어려움을 경험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밝은 마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하게 운동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말만 앞세우는 것은 아니었다. 탄탄한 복근을 자랑하기도 했던 그는 목표 체중인 94kg에 거의 근접한 93kg까지 증량에 성공했다. 지난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턱 부상을 입었을 때는 몸무게가 83kg까지 내려갔으나, 이번에는 몸과 마음 모두 쾌조의 페이스다. 5선발에 도전하기 가장 좋은 상태다.
물론 변수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김 감독 역시 노경은의 선발진 합류 전제조건으로 ‘불펜 안정화’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우완 셋업맨 확보다. 셋업맨 함덕주와 마무리 이현승이 모두 좌완이라 현재 두산 불펜에 필요한 것은 강한 우완투수다. 김 감독이 기대하고 있는 김강률을 비롯해 여러 투수들이 동시에 좋은 피칭을 해주면 코칭스태프가 선발진을 구성하기도 쉬워진다.
또 다른 변수는 다른 5선발 후보들이다. 각각 2015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에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던 진야곱과 이현호, 시즌 중반 더스틴 니퍼트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던 허준혁도 선발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이 보일 모습 역시 김 감독의 결정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