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 후보 3인, 첫 등판 부진
1~2차례 더 기회, 눈도장 받을 이는?
5선발을 향한 SK 후보군의 첫 발걸음은 그렇게 경쾌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은 연습경기 초반이다. 시즌 개막까지는 한 달이 넘게 남아있다. 후보군이 두 번째 등판부터는 나은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2차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 짐을 푼 SK는 세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현재 시기를 고려하면 타자들의 감은 비교적 괜찮다는 평가다. 문제는 마운드다. 3경기에서 26실점을 했다. 특히 5선발 오디션에 나선 선수들이 나란히 부진했다.
1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선발 문광은이 2⅓이닝 5실점으로 제 몫을 못했다. ‘한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와 거센 바람의 영향도 있었지만 가지고 있는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는 못했다. 17일 주니치 2군과의 경기에서는 문승원이 3이닝 3실점, 18일 야쿠르트전 선발로 나선 이정담도 3이닝 5실점으로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세 선수는 올 시즌 5선발 요원을 놓고 다툴 선수들로 기대를 모았다. SK는 토종 우완 에이스인 윤희상이 팔꿈치 재활을 하고 있다. 회복세를 뚜렷하지만 보수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선발 자원을 키울 필요가 있다. 문광은 문승원 이정담은 그 후보들이었다. 하지만 첫 경기 성적이 나란히 좋지 못했다. 확실하게 튀어 나간 선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김용희 SK 감독도 분발을 촉구했다. 첫 경기라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당근보다는 채찍을 든 모습이다. 김 감독은 “이런 상황이라면 후보군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세 선수 모두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강한 경고다. 이런 상태라면 다른 선수들을 찾아보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원형 SK 투수코치는 “세 선수의 경기력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아직까지 자기 경력들이 확실한 선수들은 아니다. 다만 기대보다 약간 더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다만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지금 단계에서 많이 맞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 선수들에게는 한 번 더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면서 다음 등판에서는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바랐다.
어차피 4·5선발이 한 시즌을 모두 버티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예비 자원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세 선수 모두 뚜렷한 장점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SK는 크리스 세든과 메릴 켈리가 이번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등판하지 않는다. 익숙한 미국식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광현도 2차례 정도 가벼운 등판으로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소화 이닝은 합쳐도 3~4이닝 정도가 될 전망이다.
세 선수에게 아직 1~2번의 기회가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가 가장 주목을 받을 것인지, 경쟁은 원점부터 다시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