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보우덴, 음식과 언어 모두 적응 합격
너무 진지해서 한용덕 코치는 오히려 걱정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이 진지한 자세로 한국야구에 녹아들고 있다.

보우덴은 팀의 2차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일본 미야자키에서 실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1차 스프링캠프지였던 호주 시드니에서 한 차례 라이브 피칭을 실시했는데, 최고 구속이 145km였다. 실전 준비는 거의 끝난 상태다.
첫 등판은 오는 21일 있을 예정이다. 이날 두산은 소켄구장에서 오릭스와 2차전을 갖는데, 보우덴은 장원준에 이어 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할 계획이다. 2014년 세이부 라이온스에 몸담기도 했던 보우덴은 오랜만에 일본 타자들과 승부를 벌인다.
시끌벅적한 성격은 아니지만 예의 바르고 진중한 보우덴은 팀에 융화되는 모습도 좋다. 호주에 합류하자마자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고, 언어도 빠르게 배워나가고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간단한 표현들을 익혀서 활용하고 있다.
기량 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2015 시즌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보낸 보우덴은 32경기(선발 17경기)에 등판해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3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호주에서 만났을 당시 그는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맞춰 잡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투수진을 이끌고 있는 한용덕 수석코치도 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보면 보우덴이 스와잭의 자리를 대체해야 하는 선수인데, 스와잭보다 좋다. 몸쪽 공을 구사하는 면과 브레이킹 볼 모두 괜찮다”는 것이 한 코치의 의견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한 코치는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정말 진지하다. 투수는 좀 건방진 면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진지해서 가끔은 걱정이다. 뭔가 반전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라고 말하며 웃었다. 호주에서부터 보우덴에 대한 구단 관계자나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들은 한결같다.
보우덴은 지난 19일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시영구장에서 진행된 더스틴 니퍼트의 라이브 피칭도 최대한 가까이서 지켜봤다. 니퍼트가 43개의 공을 던질 동안 그의 눈은 마운드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대단한 집중력과 학구열로 똘똘 뭉친 그가 앞으로 마운드 위에서 직접 보여줄 모습도 기대를 모은다. /nick@osen.co.kr
[사진] 미야자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