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안팎에서 발전된 마운드 높게 평가
키 플레이어는 김강률 등 불펜투수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한층 강화된 투수진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다. 김현수의 공백까지 마운드의 힘으로 메우겠다는 계산이다.

두산은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했던 1차 전지훈련 기간 동안 부상자 없이 순조롭게 일정을 마쳤다. 일본 미야자키로 넘어온 뒤에도 악재는 없다. 20일부터는 실전에 들어가는데, 연습경기들을 통해 투수들의 상태를 점검하기만 하면 스프링캠프의 목적은 거의 다 이루는 셈이다.
2연패 도전에 있어 중심타자 김현수가 빠진 부분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지만, 두산은 1년 전에 비해 강해진 투수들의 힘으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현수의 공백을 투수들이 메워줘야 할 것 같다”며 책임감을 내비쳤다.
한 코치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현재 투수진 구성은 좋다. 3~4선발도 불안한 팀들이 있지만 두산은 2명의 외국인 투수(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와 유희관, 장원준만으로 1~4선발을 짤 수 있고, 5선발 자리를 놓고도 여러 선수가 경쟁하는 구도다. 현재는 노경은이 가장 앞서 있다.
19일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시영구장을 찾아와 두산의 훈련을 지켜본 스카이스포츠 김진욱 해설위원도 두산 마운드의 힘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144경기를 치르려면 선발투수 6명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두산은 2연패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스윙맨이 될 수 있는 진야곱의 기량 성장에도 주목했다. “잠깐 봤지만 야곱이가 정말 좋아졌다. 선발 자원이지만 불펜으로도 쓸 수 있을 만큼 올라온 것 같다. 예전에는 상체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동작이 무너지는 것도 보였는데, 지금은 세트부터 피니시까지 부드럽다. 움직임과 제구력 모두 좋아졌다. 넘칠 때는 힘에 의존하다 후반기에 힘이 빠지면서 몸으로 루틴을 익힌 것 같다”는 것이 김 위원의 설명이다.
불펜도 달라졌다. 김강률, 조승수, 오현택 등 재활 선수들의 페이스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한 코치는 “이제 기존 선수들도 여차하면 1군 엔트리에 들어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생겼을 것이다. 강률이와 승수, (정)재훈이, (박)진우가 잘 해주면 최강의 불펜도 가능할 것 같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개막 엔트리 진입이 불투명한 오현택의 자리는 사이드암 박진우가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코치는 “진우는 제구, 번트 수비, 견제는 최상이다. 코치로서 욕심을 부리자면 변화구에 예리한 맛이 조금만 더 있으면 좋겠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는데 떨어지는 공(커브, 체인지업)도 처음보다 좋아졌다”고 진단했다.
투수조장인 이현승 역시 김 위원, 한 코치와 같은 생각이다. 그는 “지금은 지난 시즌보다 자원이 많아져서 여유가 있다. 강률이도 돌아올 수 있고, 군 제대선수나 복귀선수도 있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잘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키 플레이어는 김강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예비전력들도 기존 선수들이 힘들 때를 대비해 차근히 몸을 만들고 있다. 재활조에 속한 성영훈, 임진우는 따뜻한 호주에서 몸을 만들고 퓨처스 팀의 훈련지인 대만으로 합류했다. 추가 전력이 필요할 때쯤 이들이 나타나 1군 마운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nick@osen.co.kr
[사진] 미야자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