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 한화와 결별한 진짜 속사정
한화팬들에 죄송해, 현역 연장 의지
"돈 때문이 아니다".

'전천후 내야수' 한상훈(36)이 결국 정든 한화와 결별했다. 지난해 11월말 한화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된 한상훈은 구단의 육성선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2003년 입단한 뒤 13년 동안 몸담은 팀을 떠나기란 쉽지 않았다. 마음이 떠난 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다.
한상훈은 지난 2013년 시즌을 마친 뒤 4년 총액 13억원와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이 앞으로 2년, 연봉 총액 4억원이 남은 상황에서 보류선수명단에 제외된 것이다. FA 기간 중 방출된 첫 케이스. 먼저 계약을 파기한 한화 구단에서 한상훈의 남은 연봉을 보전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상훈의 마음이 떠났다. 한상훈은 "구단에서 연봉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한테 직접적으로 연봉을 해결해 준다는 말이 없었다. 3개월이 지났지만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다. '팀을 떠나면 연봉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한상훈은 "처음에는 한화에서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단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구단과 만나 (육성선수) 계약할 마음이 없으니 연봉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지만 '다시 한 번 생각 해봐라'는 말만 들었다. 난 2~3개월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은 연봉 4억원을 달라고 한 것은 맞지만 무조건 일시불을 요구한 건 아니다. 일시불이 아니라 분할 지급도 좋다. 빨리 계약이 해지되어야 다른 팀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 나온 말이었다. 아직 연봉 문제와 관련 구단과 합의된 것이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상훈은 한화를 떠난 것이 결코 돈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든 팀을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구단과 최대한으로 좋게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며 규약의 허점을 이용한 육성선수로의 신분 전환과 도의상 다른 팀으로 이적이 제약되는 분위기에 대해 "이런 잘못된 부분들이 관행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쉽다. 나 같은 케이스가 더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왼쪽 발목 부상에 시달린 한상훈은 현재 몸 상태가 좋다고 자신했다. 한상훈은 "발목도 그렇고 전체적인 몸 상태가 괜찮다. 최근 서울의 아는 학교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체력 훈련부터 캐치볼과 티배팅까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있다. (신분상) 5월 이후 1군에서 뛸 수 있지만, 다른 팀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준비하겠다"고 현역 연장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지막으로 한상훈은 "한화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했는데 끝까지 하게 되지 못해 아쉽다. 특히 한화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지금까지 팬들께 과분한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팀을 떠나더라도 좋은 모습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게 된 것 같아 아쉽다"며 "구단과 좋게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