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키스톤’ KIA, 타선 극대화 동분서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20 06: 01

2루 필-유격수 김주형 이색 키스톤
타선 효율성 극대화 묘책 찾을지 관심
KIA가 약점으로 뽑히는 타선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퍼즐 맞추기에 돌입했다. 수비 포지션을 보면 김기태 KIA 감독의 의중과 고민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KIA는 19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이색적인 키스톤 콤비를 들고 나왔다. 최근 유격수 포지션에서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김주형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외국인 선수 브렛 필이 2루에 나섰다. 그리고 주로 외야에서 뛰었던 신종길이 선발 1루수로 출전했다.
김주형은 이번 캠프 들어 유격수로 꾸준히 뛰고 있다. 필의 2루 기용은 매우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아예 그림에 없던 일은 아니다. 비상용 카드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두 선수가 함께 내야 중앙에 서는 것은 그간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기 후 김기태 감독은 필의 2루수 기용에 대해 “경기 후반 교체 카드가 필요하거나, 공격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2루를 맡겨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자는 이미 지난해에도 대비를 했던 것이고, 후자는 올해 들어 더 강조된 사안이라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김주형의 유격수 기용도 사실 원론적인 틀은 이와 흡사하다.
선수들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급박하게 변하는 경기 상황에서 득이 된다. 그리고 이런 실험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무대가 스프링캠프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뚝심 있게 팀을 만들어가는 김 감독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승부수를 걸어야 할 정도로 KIA 타선의 힘이 아직은 고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살필 수 있다.
김주형과 필이 내야 중앙에 선다면 수비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공격력은 기대감이 커진다. 지난해 중앙 내야를 봤던 김민우(.260) 강한울(.205) 박찬호(.182) 등에 비해 타격에서는 확실히 기대할 것이 많아진다. 장타력은 말할 것도 없다. 외야 자원은 어느 정도 갖춰졌고 3루에는 이범호가 있는 만큼 이런 라인업이 짜인다면 타순 자체는 중량감이 더해진다.
KIA는 지난해 팀 타율이 2할5푼1리에 그쳤다. 리그 평균(.280)보다 훨씬 떨어졌고 팀 타율 9위 팀인 LG(.269)보다도 한참 처졌다. 어려운 승부에서 한 방을 만들어내는 선수들의 패기와 집중력은 돋보였지만 원천적인 전력 구성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안치홍 김선빈이 군에 입대하며 타선이 부실해졌고 몇 년째 팀을 흥분시킬 만한 타자는 출현하지 않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항상 이슈였다.
올해 선발진 재건에 성공한 KIA로서는 결국 타선이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물론 가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퍼즐 게임을 정규시즌 돌입 전까지 완성시켜야 한다. 김 감독의 라인업이 앞으로도 동분서주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점차 주축 선수들의 출전 비중이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앞으로 어떤 카드가 더 나올지는 흥미를 모으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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