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34)이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오승환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구단 시설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스프링 트레이닝 2일차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승환은 오전 10시부터 선수단 전체와 가볍게 몸을 풀었고, 타격과 러닝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설명을 들었다. 이후 캐치볼로 투구를 준비했고, 첫 공식 불펜투구에 나섰다. 30개 이상의 공을 던지고 나서 투수진 러닝 훈련을 끝으로 이날 단체 훈련을 마쳤다. 오승환은 단체 훈련이 끝났지만 곧바로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 개인 훈련에도 시간을 할애했다.
모든 일정이 끝나자 ESPN, CBS스포츠, 세인트루이스 디스패치, 폭스스포츠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오승환과 인터뷰에 들어갔다. 다음은 현지언론과 오승환의 일문일답 내용.

-오늘이 팀 공식 첫 불펜투구였다. 어떻게 투구에 임했으며 투구 후 느낌이 어떤가?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마운드 위에서 투수코치님도 천천히 올려가자고 하셨다. 지금 상태는 굉장히 좋다. 시범경기에 맞춰가고 있다.”
-매시니 감독이 준비가 잘 된 상태로 캠프에 합류했다며 만족했다.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몸도 많이 만들어 놓았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동료들과 야구와 관련된 의사소통은 잘 되고 있나?
“유니폼 입고 그라운드 위에 있을 때는 크게 어려운 게 없다. 야구 용어에선 의사소통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
-투구시 왼발을 내딛을 때 작게 접는 동작이 있다.
“일부러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도 예전에 내 투구를 비디오로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항상 똑바로 다리를 뻗는다고 생각하며 투구한다.”
-한국·일본의 스프링캠프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의 차이점이 있나?
“일정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한국과 일본은 단체 훈련시간이 많다. 반면 이곳은 개인 훈련시간이 길다. 불펜 투구수도 다르다. 한국이나 일본에선 불펜에서 100개씩 던진다.”
-한국은 팀 전체가 1월부터 모인다고 들었다. 여기는 좀더 늦게 모이는데 여기 일정이 더 쉽게 느껴지나?
“어디가 더 쉬운 것은 없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단체 일정이 늦게 시작될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수지만 오늘 러닝훈련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 야수로서도 재능이 있는 것 같다. 대주자로 나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추어 때는 1번 타자에 중견수도 봤었다. 대주자로 나갈 상황이 된다면 준비하겠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팀 입장에선 안 좋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는 무승부가 없으니까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별명이 화제다. ‘파이널 보스’와 ‘스톤붓다’ 기존 별명이 좋은지, 아니면 새로운 별명을 원하는지?
“별명이 생기는 것은 그만큼 팬들의 관심이 있는 것이라 본다. 기분 좋은 일이다. 사실 지금 있는 두 별명도 좋다. 세인트루이스 팬들이 새 별명을 지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국과 일본에서 화제가 됐던 등장음악은 그대로 가나?
“모르겠다. 등장음악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류현진 강정호 추신수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고, 당신도 여기로 오게 됐다. 계속 한국 선수들이 늘어날 것이라 보나?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선수가 잘해서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이 많이 메이저리그로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더 많은 한국선수들이 여기에 오지 않을까? 그래서 나도 메이저리그에서 잘 하고 싶다.”
-한국선수들이 이전보다 메이저리그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이전보다는 훨씬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2년 동안 일본에 있어서 한국에서 어땠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미디어에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10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관심이 많이 생긴 것은 분명하다.”
-세인트루이스 도시,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구단에 대해 아는 게 있나?
“세인트루이스 도시에 큰 아치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그 아치가 미국의 중심이자 경계선이라고 들었다. 영화에서도 봤다. 아치는 굉장히 친숙하다. 세인트루이스 구단과 관련해선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많이 한 팀. 그리고 언제든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강팀이란 것을 알고 있다.”
-동료들이나 언론에서 뭐라고 불러주길 원하나
“‘오’라고 해줬으면 좋겠다. 발음하기 쉽다. ‘승환’은 여기 분들이 발음하기 힘드실 것 같다.”
-여기서 한국 음식을 잘 먹고 있나?
“세인트루이스 구단 요리사께서 김치 같은 한국 음식 준비해준다고 하더라.”
-지금까지 미국 생활은 어떤가?
“어려운 것은 전혀 없다. 정말 편하게 지내고 있다.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도 반갑게 맞이해줬다. 모든 게 좋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다. 이곳에선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나?
“한국과 일본에서 했던 일은 과거다. 내가 쌓아온 경력은 전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여기서는 언제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항상 준비하겠다. 메이저리그에선 모든 게 처음이다. 루키의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플로리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