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승환, “서드피치 비중 높여...세이브찬스 올 것”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2.20 13: 00

"꾸준히 명문 팀에서 뛰게 돼 행운"
"세 번째 구종 비중 높일 계획...내 자리 충실하면 세이브 기회 올 것"
‘끝판왕’ 오승환(34)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오승환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구단 시설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스프링 트레이닝 2일차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승환은 오전 10시부터 선수단 전체와 가볍게 몸을 풀었고, 타격과 러닝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설명을 들었다. 이후 캐치볼로 투구를 준비한 후 첫 공식 불펜투구에 나섰다. 30개 이상의 공을 던지고 나서 투수진 러닝 훈련을 끝으로 이날 단체 훈련을 마쳤다. 오승환은 단체 훈련이 끝났지만 곧바로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 개인 훈련에도 시간을 할애했다. 
모든 일정이 끝나자 ESPN, CBS스포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폭스스포츠 등 현지 언론이 일제히 오승환과 인터뷰에 들어갔다. 현지 언론 인터뷰가 끝나고나서 오승환은 OSEN과 따로 시간을 할애에 인터뷰에 임했다. 
먼저 오승환은 삼성과 한신, 그리고 세인트루이스까지 전통이 있는 명문팀에서 뛰게 된 것을 두고 “항상 상위권에 있는 팀, 팬이 많이 있는 팀에 가고 있다. 운이 계속 따르고 있는 것 같다. 계속 좋은 팀에서 뛰게 되는 만큼, 더 잘하고 싶다”고 웃었다. 
캠프 2일차지만, 이미 많은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오승환의 영향을 받고 한국말로 취재진에 인사를 건냈다. 야디어 몰리나와 아담 웨인라이트 모두 기자를 보고 “안녕!”,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오승환 역시 훈련 틈틈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이날은 특히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과 오랫동안 대화했다. 
오승환은 “로젠탈과는 운동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젠탈에게 많이 물어보고 대화를 꾸준히 하려고 하고 있다”며 “여기에 오자마자 동료들이 환영해줬다. 코칭스태프도 편하게 대해준다. 이곳에서 아무 문제없이 편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세인트루이스 구단 생활에 만족을 표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강정호가 속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해 있다. 두 팀 모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는데, 올해도 시카고 컵스와 세 팀이 치열한 순위다툼을 펼칠 확률이 높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피츠버그와 정규시즌에만 19번 맞붙는 것을 두고 “한국 팬분 들께서는 이런 경기를 더 유심히 재미있게 지켜보실 것 같다. 강정호 선수나 나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하지만 개인 대 개인의 대결에만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강정호 선수와의 대결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오승환을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 앞에 나오는 셋업맨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오승환은 KBO리그 데뷔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마무리투수로 커리어의 대부분을 마무리투수로 보냈다. 이전과 달리 9회가 아닌, 8회나 7회에 등판하게 된 것에 대해 “나는 메이저리그에선 모든 게 처음이다. 전에 했던 것을 가지고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만 바뀌면 문제가 없다”며 “메이저리그는 한국이나 일본과는 투수 준비하는 일정과 과정이 좀 다르다. 지금부터 메이저리그에 맞춰서 준비하면 문제없을 것 같다”고 했다. 
현지에서 주목하고 있는 체인지업에 대한 설명도 했다. 한신 입단 후 포크볼을 던지고 있는데, 이곳에서 보고 있는 체인지업과 포크볼이 같은 맥락이라 밝혔다. 
오승환은 “컨디션에 따라 손가락을 벌리는 정도를 좀 차이를 둘 뿐이지 같은 구종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여기에선 선수들이나 관계자가 내 투구를 처음 보니까 체인지업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사실 내가 의도하고 있는 분도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선 직구 슬라이더 위주로 갔다. 여기에선 세 번째 구종 사인도 불펜투구시 꾸준히 내고 있다. 나 스스로 세 번째 구종이 익숙해지기 위해 그렇다. 세 번째 구종의 비중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슬라이더도 한국에서 뛸 때와 달리 느린 슬라이더도 구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승환은 이날 매시니 감독이 이야기한 마무리투수 기용 가능성과 관련해 “이제 막 시작하는 입장이라 세이브 상황에 대한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다. 천천히 내 자리에서 내 임무를 하다보면 세이브 찬스도 나올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는 마무리투수가 계속 연투할 경우, 체력안배를 위해 마무리투수를 세이브 상황에서도 안 내보는 경우가 있다. 일단은 마무리투수가 못 나올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 drjose7@osen.co.kr
[사진] 플로리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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