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예열’ 삼성, 타선 고민 해법 찾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21 05: 59

타선, 연습경기 3경기 26점 활화산
비주전 상승세, 발디리스도 실전 가세
“타선이 헐겁다는 느낌이 든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9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선에 대한 고민을 넌지시 드러냈다. 삼성 타선에 전력 공백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지난해 48개의 대포를 뿜어낸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가 일본으로 떠났다. 주전 3루수이자 핵심 타자였던 박석민마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두 선수가 지난해 때린 홈런만 합쳐 74개다. 당장 이 공백을 메울 만한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류 감독도 “헐겁다”라는 말로 어려움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일. 팀 전체의 힘으로 이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그런 희망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
삼성은 오키나와 캠프 들어 가진 국내 팀과의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타선이 힘을 냈다. 15일 SK전에서는 8점, 19일 KIA전에서는 7점, 그리고 20일 넥센전에서는 11점을 뽑았다. 보통 이 시기는 어깨에 힘이 있는 투수들이 유리하다. 아직은 눈이 완벽하지 않은 타자들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런 점까지 고려하면 삼성의 연습경기 타격 페이스는 주목할 만한 대목이 있다.
또한 주축 타자들보다는 신진급 선수들, 혹은 그간 주전이 아니었던 선수들이 힘을 낸 것이 도드라진다. 15일 경기에서는 나성용이 홈런을 쳤다. 19일 경기에서는 대거 5점을 낸 6회 최선호 백상원 김재현 이영욱 이정식이 차례로 적시타를 터뜨렸다. 놀라운 집중력이었다. 20일 경기에서도 이영욱이 3안타를 쳤고 나성용이 2안타 2타점을 보탰다.
류 감독은 이러한 내용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류 감독은 “지금 타격감이 사실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또한 어떤 투수를 상대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본격적으로 1군의 주축 투수들이 나올 시기는 아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요소는 분명히 보고 있다.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의 페이스가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도 나쁘지 않다.
류 감독은 “백업 친구들이 강해야 한다. 그래야 주전 선수들의 공백이 있어도 그것을 메울 수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타격감이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이영욱 나성용 백상원은 이번 캠프에서 감이 좋은 타자들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 선수들 외에도 김재현 등 다른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유심히 지켜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라고 해서 한 시즌을 꾸준한 감으로 치를 수는 없다. 부상이 올 수도 있다.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결국 한 시즌 성패를 좌우한다. 전력 공백까지 큰 삼성으로서는 예비 전력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오키나와에서는 그 가능성을 찾야 한다. 현재까지는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 하나의 중요한 퍼즐도 20일 선을 보였다. 새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주전 3루수로 예상되는 발디리스는 20일 넥센과의 연습경기에서 3번 타자로 출전했다. 비록 이날은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첫 경기라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훈련하며 기대를 모았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에 따라 삼성 타선의 외관도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
류 감독은 “우리는 중심타자 두 명이 빠졌다. 일단 중심타선에 설 선수들로 최형우와 이승엽을 비롯, 발디리스와 박한이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형우 이승엽 박한이는 모두 왼손 타자다. 우타자인 발디리스가 균형자 몫을 해야 한다. 여기에 삼성은 발디리스가 장타력에서도 한 몫을 거들길 기대하고 있다. 이미 수비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 장타까지 터진다면 3번이나 5번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발디리스는 2014년 일본프로야구에서 17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일본은 최근 극심한 투고타저 양상이었다. 반면 KBO 리그는 타고투저의 흐름이다. 단순한 홈런 개수로 장타력을 미리 짐작하는 것은 오차가 날 수 있다. 류 감독은 “발디리스가 어떤 장타력을 보여줄지 관심”이라고 했다. 남은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에서 지켜봐야 할 중요한 포인트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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