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화전, 비주전 선수 대거 선발 출전
배터리 정비-신예 선수 활약 관전 포인트
“25이닝 동안 26실점을 했다”

SK가 21일 오키나와 연습경기 두 번째 턴을 시작한다. 첫 번째 턴에서 나왔던 문제점을 차분하게 풀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역시 시선은 마운드와 포수진에 맞춰져 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도 모두 자조 섞인 농담과 할 정도로 문제를 뚜렷하게 알고 있다. 의식의 변화가 달라진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12일 2차 캠프지인 오키나와로 넘어간 SK는 첫 세 경기에서 모두 졌다. 15일 삼성전, 17일 주니치 2군전, 18일 야쿠르트전에서 모두 마운드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격은 확실히 가능성을 봤지만 3경기에서 실점이 무려 26점에 달했다. 연습경기이기는 하지만 선수단 전반에 ‘26실점’이라는 숫자는 확실하게 각인이 되어 있다.
아직 주축 투수들이 등판하지는 않았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기대를 모았던 투수들의 실전 결과가 썩 좋지 않은 것은 가장 큰 고민이다. 5선발 후보로 세 경기를 나눠 선발 등판했던 문광은 문승원 이정담이 코칭스태프의 마음에 들 만한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원형 투수코치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기대보다는 조금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수들도 투수들이지만 포수들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난해 가고시마 특별캠프부터 포수진을 집중 조련했던 박경완 배터리코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는 말로 현 상황을 명료하게 설명했다. 마운드 난타의 원인은 포수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박 코치의 진단이다. 기본적인 수비력은 물론 투수리드에서도 갈 길이 멀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에 포수진은 초긴장 상태다.
이제 SK는 연습경기 일정의 두 번째 턴을 시작한다.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전이 비로 하루 밀려 21일 벌어진다. 이어 22일에는 기노완 구장에서 요코하마 2군과, 23일에는 니혼햄 2군과 경기를 갖는다. 연습경기 3연전을 치른 뒤 24일 휴식일을 갖는 일정이다. 이 두 번째 턴에서는 문제점의 해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21일 한화전 명단을 보면 SK의 노림수가 드러난다. 주축 선수들은 대거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신진급 및 비주전 선수들을 점검한다. 승패보다는 꾸준히 기회를 주며 옥석을 가리겠다는 심산이다.
선발로는 문광은이 선발로 나선다. 15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2⅓이닝 동안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당시는 강풍이 불고 날씨가 쌀쌀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여건이 안 됐다. 21일 경기는 올 시즌 활용 방안을 좌우할 중요한 일전이 될 수도 있다. 나머지 이닝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던 신진급 선수들이 메울 예정이다.
타선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정 김강민 고메즈 김성현 이명기 박정권이 선발로 나서지 않을 예정이다. 이재원도 일단 벤치에서 대기한다. 대신 유서준 조성모 박계현 김민식이라는 젊은 선수들이 먼저 경기에 나서고 강한 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승준 김동엽이 선발로 나서 실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 선수들로서는 한 경기가 절실하다. 눈에 띄는 선수가 나올지 관심거리다.
22일~23일 경기부터는 지난해 1군에서 뛰었던 투수들도 서서히 선을 보인다. 전유수 정영일 등 1군 계투요원으로 주목받는 선수들이 이르면 22일, 늦어도 23일에는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1군 선수들은 현재 불펜과 라이브 피칭을 단계적으로 밟아가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실질적으로 올 시즌을 이끌어가야 할 선수들이라 내용은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21일 경기부터는 대기할 수 있으며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갈 예정이다. 이재원은 가벼운 손바닥 부상이 있었다. 다만 특별히 부상을 당한 것은 아니고 예전에 당했던 부상 부위가 욱신거리는 정도다. 이재원 스스로도 “매년 이맘때 항상 그렇다. 큰 문제는 없다”라면서 “우리의 문제도 잘 알고 있다”라며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