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강현종 감독, 1R 마침표 제대로 찍었다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02.21 09: 06

 아프리카 프릭스가 20일 롤챔스 스프링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SK텔레콤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묵직한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 성적 3승 6패, 좋은 성적이라고 평가하긴 힘들지만 아프리카에게 이번 라운드는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세트스코어 2-1, 역전승으로 경기를 끝마치고 강현종 감독은 “1라운드 동안 좋았던 적보다 아쉬웠던 적이 더 많은데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프리카는 1라운드 초반 KT, 삼성, 진에어에 차례로 일격을 맞으며 3연패를 내리 기록했다. 스베누를 상대로 값진 첫 승을 따냈지만 그 뒤를 기다리고 있던 롱주와 락스 그리고 CJ전에서도 승리를 챙길 수 없었다. 단 두 경기만을 남겨 놓았던 당시 아프리카의 성적은 1승 6패. 하지만 강현종 감독은 연패를 달리고 있었던 그때의 상황에 대해서 담담한 어조로 “초조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팀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었다고 믿었다”고 설명하며 “선수들이 아마추어의 느낌을 벗을 때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의 말처럼 아프리카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고, e엠파이어전와 SK텔레콤전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두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강 감독은 특히 SK텔레콤전 2세트가 아프리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 경기라고 표현했다. 아프리카는 초반 전 라인이 압도당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실수를 정확히 포착해 역전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어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적를 완전히 흔들었고 결국 역전해냈다. 강현종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버티는 모습을 높이 평했고, 불리한 상황에서 그간 쌓아온 피드백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는 점도 꼽았다.
지난 시즌, 레블즈 아나키라는 팀명으로 활동해 온 다섯 명의 선수들은 아마추어다운 패기로운 공격성와 프로의 허를 찌르는 틈새 공략 등으로 많은 롤팬들의 관심을 샀고 자신들만의 팬층을 쌓았다. 그러나 운영 미숙, 호흡 부족 등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아프리카TV의 든든한 후원과 명장 강현종 감독의 지휘 아래 새로운 시즌을 맞은 아프리카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다르게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자 ‘미키’ 손영민의 원맨쇼 팀이라거나 기존의 장점까지 잃어버린 팀이라는 비판이 그들을 덮쳤다. 특히 손영민은 캐리병에 걸렸다, 전보다 못해졌다, 게임을 항상 던진다는 등의 집중 공격이 쏟아졌다.
레블즈 시절부터 눈에 띄는 플레이(이길 때나 질 때나 그 중심에 서 있는)를 펼치며 이목을 끈 손영민은 특히나 스프링 시즌 내내 비판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18일, e엠파이어전을 승리하고 기뻐했어야할 손영민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기쁨보다는 슬픔을 비췄다. 챔피언 폭을 늘리고 성향을 바꾸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그에게 쏟아지는 비판 혹은 그 이상의 비난들이 벅차다는 심경을 전한 손영민은, 더 열심히 해서 완벽해지겠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부탁했다. 그가 여태까지 담아온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난 글이었다.
강현종 감독의 말에 따르면 손영민은 팀원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선수다. 손영민은 강 감독이 제안한 ‘팀원에게 편지쓰기’를 가장 먼저 실천했다. 손영민이 제일 처음 장문의 카톡으로 팀원들과 진실한 이야기를 나눴고, 덕분에 팀원들이 느낀 점이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강현종 감독은 전했다.
강 감독은 CJ 시절을 함께하다 아프리카까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정제승 코치의 언급도 빼먹지 않으며 “정제승 코치도 CJ 시절에는 서브였기 때문에 아프리카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밤잠을 설쳐가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그런 모습들 덕분에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한다면 스프링도 잘 마무리 하고 서머 때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비췄다.
아프리카가 SK텔레콤전에 보여준 기량은 여느 상위권 팀 못지않았다. 상대의 틈을 놓치지 않는 매서움과 흐름을 뺏기지 않는 단단함, 치고 나갈 타이밍을 아는 공격성의 조화는 SK텔레콤의 팬들마저 감탄하게 만들었다. 과연 아프리카가 '명장' 강현종 감독과 함께 다가오는 2라운드에서 더 성장한 면모를 보이며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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