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싸움이 KIA 캠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대외 실전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자신이 구상했던 여러 카드를 직접 실전에서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소방수 경쟁과 4번타자 경쟁, 외야진 경쟁이 흥미를 돋우고 있다.
애리조나-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앞두고 소방수는 최대의 화두였다. 작년 30세이브를 따낸 윤석민이 선발투수로 복귀하면서 빈자리를 누가 메우느냐가 관심을 모았다. 30세이브를 따낼만한 소방수가 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일단 불펜에서 자리를 잡은 좌완 심동섭이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그런데 한승혁이 실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경쟁에 불을 당겼다. 일본타자들을 상대로 5이닝동안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다. 무실점보다 눈에 띠는 대목은 안정감이었다. 바로 문제였던 제구력이 좋아진 것이다. 볼의 탄착군이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몰렸다. 게다가 153km짜리 강속구를 뿌려댔다.
심동섭도 2경기에서 각각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으며 맞불을 놓아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드러냈다. 심동섭은 작년 캠프부터 소방수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코치는 소방수를 결정하지 않았다. 결국 시범경기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4번타자 경쟁도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은 스무살의 거구 박진두를 실전 4경기에 4번타자로 기용했다. 물론 박진두를 시즌 4번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키웠던 박진두를 시험한 것이다. 박진두는 15타수 6안타의 성적으로 화답했다.
나지완은 캠프를 앞두고 개인훈련에 매달려 완벽한 몸으로 참가했다. 작년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작년은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래서 그의 목표는 4번타자의 복귀, 더 나아가 30홈런이다. 게다가 박진두의 등장은 커다란 자극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오키나와 실전에서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더욱이 김기태 감독은 지난 18일 삼성전에서 4번자리에 힘이 부쩍 키운 브렛 필을 내세웠다. 그말은 아직 4번 타자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 이범호까지도 기용할지도 모른다.
외야전쟁도 마찬가지이다. 오준혁의 수비력 향상, 발빠르고 수비력을 갖춘 윤정우까지 공격능력을 확인한데다 고졸 루키 이진영도 수비에서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주찬과 김호령이 주전에 근접한 가운데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원섭, 신종길 뿐만 아니라 나지완도 외야수로 출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