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전 노리는 김민식, "올해 기분이 가장 좋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2.22 05: 59

2008년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프로 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던 김민식(31, 전남 드래곤즈)은 어느덧 9년차를 맞이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에 불과 1년이 부족하다. 그러나 김민식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많은 시간 그를 지켜본 전북팬들이나, 전남팬이 아니라면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주전으로 활약한 시즌이 불과 2시즌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민식은 전북에서 함께 뛴 권순태(32, 전북)가 상주 상무에 입단하면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2011년에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정규리그 17경기를 뛰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출전했다. 그러나 이듬해 최은성(현 전북 코치)이 전북에 입단하면서 주전 자리를 다시 내줬다.
그리고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2013년 상주에 들어간 김민식은 2014년 상주에서 18경기를 뛰고 전북에 복귀했지만, 그의 앞에는 권순태가 있었다. 결국 2014년 큰 뜻을 품고 전남으로 이적을 선택했지만, 김병지의 그늘에 가려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기회는 다시 왔다. 김병지가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전남을 떠나면서 김민식은 두 번째 기회를 잡았다.

▲ 제 2의 시작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 나이가 어렸을 때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후회하지 않는다. 주전으로 뛰면서 K리그 우승도 해본 만큼 만족스러운 면도 있다.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선수들을 많이 봤다. 주전 자리에 있던 선수도 2~3년을 못 버티고 하위리그로 가더라. 나이가 들고 보니깐 프로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무시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버틴 것이 능력을 인정 받은 것이라면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제는 주전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동한 배운 것이 있고, 올해도 주전이 되지 못하면 지금까지 가르쳐주신 코치님들과 선배들에게 죄송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무혈입성은 될 것 같지 않다.
- 경쟁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1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올해가 작년보다 팀적으로 좋아질 것이다. 당연히 경쟁을 해야 하고, 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에 들어온 골키퍼 (이)호승이는 일본에서 경기를 뛰었다. 그래서 그런지 리딩이 좋다. 또한 킥 능력도 매우 좋다. 내가 선배라고 하지만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는 보고 배워야 한다. 내가 긴장할 만큼의 좋은 실력을 갖췄다. 현재 우리팀은 어떤 골키퍼가 나가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 9년차다. 가장 좋은 기분이 들었던 때는 언젠가.
- 기분만 놓고 보면 올해가 가장 좋다. 어느 때보다 동계훈련을 잘 마쳤다. (권)순태형과 친한 편이라 통화를 잘 한다. 형에게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11년의 경우 정규리그 우승을 했지만 아쉽다라는 생각과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다. 후보 입장에서 주전 자리를 바라볼 때는 '잘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연히 나보다 앞서 뛴 선배들과 비교가 됐다. 우승은 했지만 보이지 않는 실수를 많이 했다. 또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문턱에서 놓쳤다. 아쉽다. 평생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이제는 고참에 속하는 나이가 됐다.
- 고참이 됐다고 느끼는 건 운동을 마쳤을 때다. 모두가 모여 간단한 미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예전에는 김병지, 현영민, 최효진 등 선배들이 이야기를 한 후 내게 할 이야기가 없냐고 물어도 말을 하지 않았다. 형들이 앞서서 다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지금은 내가 나서서 어떤 것들을 고치자고 이야기 한다. 그런 걸 보면 고참으로서 책임감이 생겼다는 걸 느끼게 된다.
▲ 동기부여를 위한 목표가 있을 것 같다.
- 팀적으로 바라는 건 스플릿 이후 상위 그룹 진출이다. 개인적으로는 실점을 적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38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싶다. 또한 실점률을 경기당 평균 1골에 가깝게 기록하고 싶다. 기록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건 어느 선수가 욕심이 있을 것이다. 나도 잘해야 하지만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돼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그런 것들이 잘 이루어지면 실점이 줄어들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여서 나를 믿고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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