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김광현' 과시가 최대 목표
FA "신경 안 써" MLB "기회되면"
“원래 좋은 선수지만 더 좋아졌다. 올해는 일을 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난 20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불펜피칭을 한 김광현을 지켜본 여러 해설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밝은 전망을 내놨다. 김광현의 현재 컨디션 및 주위 여건이 최근 몇 년간 가장 좋다는 이유였다. 한 해설위원은 “애당초 리그 정상의 투수고, 몸 상태도 아주 좋아 보인다. 또 올해를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지 않는가. 엄청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김광현은 그 세 가지 이유 중 두 가지는 손사래를 친다. 김광현은 “나는 프로데뷔 후 항상 2인자였다”라고 껄껄 웃은 뒤 “FA에 대해서는 정말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두 번째에 대해서는 밝은 미소를 짓는다. “김광현은 불펜 투구를 7번 했다. 100개까지 올렸는데 현재 컨디션은 좋다. 전체적인 제구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지난해부터 캠프에서 몸을 만드는 방식을 조금 바꿨다. 조금 더 천천히 몸을 만들고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등판도 거의 막바지를 택했다. 던지는 이닝도 많지 않았다. 김광현은 “작년의 방식에 만족한다”라면서 올해도 그런 패턴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상황이라면 3월 2일 있을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좀 더 던진다면 그 전에 불펜에서 1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다.
이런 순조로운 페이스는 무엇보다 부상의 악몽에서 완전히 탈출했기에 가능하다. 김광현의 표정이 부쩍 밝아진 이유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광현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왼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을 통해 2014년부터는 재기에 성공했다. 2014년 13승, 2015년 14승을 기록했고 두 시즌 모두 173이닝 이상을 던졌다. 지금도 어깨 상태는 멀쩡하다.
김광현의 올 시즌 가장 큰 목표는 ‘더 이상 부상 위험이 없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광현은 “부상의 위험성에 대한 말이 있는 것 같다. 3년 정도 170이닝 이상을 던진다면 부상 위험에 대한 시각은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한 김광현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올 시즌 최대 목표를 잡았다. 몸 상태만 좋으면 성적은 어느 정도 따라올 것이라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
그런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김광현은 FA 계약이나 MLB 진출에 대한 이슈는 그 다음으로 미뤘다. 일단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는 각오다. 실질적으로 김광현에 대한 평가는 이미 거의 다 끝난 부분도 있다. 국내 팀들은 물론, MLB 팀들도 최근 3년간 김광현을 지켜보며 스카우팅 리포트를 완성했다. 김광현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광현은 “MLB는 기회가 되면 가고 싶다. 포스팅 상황과는 달리 이제는 FA다. 원하는 팀을 고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라면서도 “욕심을 부리고 잘하려고 하면 부상이 온다. 외국이나 SK나 타 구단이나, 야구인으로서 김광현의 실력은 이미 평가됐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평균 6이닝, 180이닝 이상을 던지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SK의 에이스가 담담하게, 욕심 없이, 새로운 목표를 향한 출발을 알렸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