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예열 완료’ 박희수, 4년 만에 찾은 미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22 10: 23

순조로운 몸 만들기, 23일 첫 실전등판
'악몽 잊었다' 수호신 재기 기대감↑
“다시 찾은 오키나와네요. 기분이 좋습니다”

SK의 수호신 박희수(33)의 목소리는 경쾌했다. 사실 2차 캠프 때 매년 올 수 있는 오키나와지만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이는 박희수의 험난했던 지난 3년간의 캠프와 연관이 있다. 지난 3년은 봄이 그렇게 따뜻하지는 않았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희망이 보인다. 건강한 몸, 건강한 마음과 함께 오키나와의 따뜻한 햇살과 다시 마주했다.
박희수가 오키나와와 좋은 기억을 가진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박희수는 “그때는 한창 좋을 때였다. 페이스가 쭉쭉 올라갔다”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2013년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2013년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대만에 가 있었다. 2014년은 마무리 기용을 놓고 작은 논란이 일었을 때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존심에 상처가 있었다. 지난해에는 아예 오키나와에 오지 못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2014년 중반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박희수는 지난해 이맘때 괌 재활캠프에 있었다. 공을 던지지 못했다. 의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그 의학적인 틈을 파고드는 통증은 박희수의 몸과 마음을 괴롭혔다. 하지만 이제는 터널의 끝이 보인다. 지난해 복귀에 성공한 박희수는 별 문제 없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제는 실전 점검이 코앞이다.
박희수는 “불펜 피칭은 40개 정도를 했다. 어차피 나는 불펜 투수로 한 경기에서 던지는 투구수가 제한되어 있다. 때문에 투구수를 더 늘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다만 같은 투구수를 놓고 강도를 조금씩 끌어올리는 단계”라면서 “라이브 피칭 없이 곧바로 실전에 들어갈 생각이다. 지금 상태는 괜찮다”고 자신했다.
지난해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었던 박희수다. 8월에 복귀했다. SK는 각별히 신경을 썼다. 불펜투수임에도 3일을 쉬고 나갈 때도, 그 이상을 쉴 때도 있었다. 이닝과 투구수는 철저히 제한됐다. 박희수는 “감독님께서 배려를 너무 많이 해주셨다”라고 웃었다. 더 던질 수 있었다는, 그리고 올해는 분명히 더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박희수는 올 시즌 팀의 마무리 후보다.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책임이 막중하다. 그러나 박희수는 “아직 내 자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젓는다. 기득권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기대감도 읽힌다. 박희수는 “재활 기간이 자그마치 1년 반이었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짧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다 잊은 어투다. 밝은 미래를 예감하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뜸 박희수는 “올해 구속이 얼마나 나올지 나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팬분들의 생각과는 달리 나는 원래 140㎞ 초반의 투수다. 2012년 한창 좋을 때 나도 놀랄 정도로 구속이 많이 나온 점이 있다”라고 말하는 박희수다. 그래서 물었다. “얼마 정도 나올 것 같은가”라고. 이에 박희수는 말없이 미소로 대답했다. 적어도 부상 직전의 구속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대답으로 보였다. 박희수는 23일 니혼햄 2군과의 경기에서 오키나와 첫 등판을 갖는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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