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아기사자' 황선도(삼성 외야수)는 "아쉽다"는 말만 반복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수비 훈련 도중 펜스에 부딪혀 왼쪽 발목을 다친 그는 구단 지정 병원에서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붓기가 빠질때까지 가벼운 수준의 보강 운동과 아이싱 치료만 소화하고 있다. "많이 답답하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은데…". 황선도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는 "통증을 참고 해볼까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예정보다 일찍 귀국했지만 캠프 기간동안 많은 걸 배웠다"는 게 황선도의 말이다. 홈런왕 출신 듀오 이승엽과 최형우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던 그는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특히 이승엽이 방망이 한 자루를 건네줬을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기뻤다고 한다. 그는 "타격 훈련 도중 방망이가 부러져 아쉬워 했었는데 이승엽 선배님께서 조용히 부르시더니 방망이 한 자루를 주셨다. 쓰기 아까워 집에 잘 보관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한수 타격 코치의 조언 속에 타격 자세도 일부 수정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확실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하체 중심 이동이 잘 돼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는 평가.
10개 구단 최고의 외야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박해민과 룸메이트를 이뤘던 황선도는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한 편인데 (박)해민이형에게도 많은 걸 배웠다. 숙소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큰 도움이 됐다"면서 "김평호 코치님께서도 신경 많이 써주셨는데 이렇게 다치게 돼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붓기가 빠지려먼 2주 정도 소요될 듯. 황선도는 "시범경기 후반에 한 번 뛰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경기에 뛰는 것도 좋지만 확실히 낫는 게 우선"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대전고 출신 황선도는 201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50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고 지난해 성적은 타율 3할4푼1리(45타수 14안타) 5홈런 11타점. OPS는 무려 1.178에 이를 만큼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
김한수 코치는 황선도에 대해 "타격하는 걸 보면 고졸 신인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타구의 질과 비거리가 좋다"며 "타격에 대한 자신감이 아주 좋다. 어린 나이에도 배짱도 있다. 타격 만으로 성공할 재목"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조기 귀국 통보를 받은 황선도가 2보 전진을 위한 1호 후퇴의 기회를 마련할 것인가.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