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외인 감별사? 니퍼트, 에반스 합격평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23 05: 54

외인 보는 눈 깐깐한 니퍼트도 합격점 부여
에반스, 보우덴 모두 팀에 조용히 융화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았던 짝들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젠 척 보면 안다.

두산 베어스의 6년차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35) 이야기다. 니퍼트가 두산 유니폼을 입는 동안 함께 뛴 외국인 선수는 계속 바뀌었다. 유네스키 마야는 그의 파트너 중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한 케이스지만, 만 1년을 채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감이 좋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 셋 중 제일 늦게 계약한 닉 에반스가 한국 생활 선배인 니퍼트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첫 실전인 지난 21일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친 에반스는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튀지 않고 예의를 갖추는 모습으로도 칭찬을 받고 있다.
니퍼트는 평소 모범적이지만 엄격한 면도 있다. 팀의 한 관계자는 “니퍼트도 예사로운 성격이 아닌데, 에반스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마야나 스와잭을 보던 시선과 에반스를 보는 눈빛은 좀 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흥이 과하거나 튀는 것보다 점잖은 성격을 선호하는 그가 새 동료를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과거 외국인 선수 관련 업무를 오래 수행했던 구단 내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니퍼트의 외인 파트너들을 봤을 때 제일 잘 맞았던 것은 스캇 프록터였다. 정말 죽이 잘 맞았다. 둘 다 신사였다”라고 설명했다. 재계약엔 실패했지만 프록터는 2012년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로 니퍼트의 옆자리를 지키던 선수 중 성적이 가장 월등했다. 외국인 투수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도 아직 프록터의 것이다.
반면 화려한 경력으로 관심을 끌었던 앤서니 스와잭은 성실하지 못한 태도로 인해 한국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지 못했다. 에반스가 연습경기에서 활약을 펼쳤고, 스와잭보단 프록터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점에서 두산 내부의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별히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마이클 보우덴의 적응도도 좋다. 계약이 늦었던 에반스가 호주에 합류하기 전부터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던 보우덴은 야구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간적으로는 예의가 바른 것이 에반스와의 공통점이다. 21일 오릭스전에서는 최고 구속 148km를 찍기도 했다.
두산은 외국인들의 리더가 있는 특이한 팀이다. 김태룡 단장은 “니퍼트가 외국인 선수들을 이끌던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이제는 국내 선수들까지 리드하려고 한다”며 흐뭇해했다. 그의 ‘개인교습’을 통해 호주에서 많은 가르침을 얻었을 에반스와 보우덴이 또 하나의 장수 외인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일단 예감은 좋다.
한편 베테랑에 속하는 니퍼트는 페이스를 조금 늦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야자키로 넘어와 지난 19일 첫 라이브 피칭에 임한 그는 스프링캠프 기간 내 있을 연습경기에는 단 한 번만 등판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실전 감각 배양은 시범경기에서 할 것으로 보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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