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실탄소지 혐의로 체포, 검찰 송치 예정
"훈련 태도 불성실" 나바로, 시작부터 암초
일본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삼성의 제의를 뿌리친 야마이코 나바로(29, 지바 롯데)가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가뜩이나 평판이 썩 좋지 않던 상황에서 여론은 더 나빠지고 있다.

22일 KIA와 히로시마의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코자구장 기자실에서 가장 많이 들린 단어는 히로시마와 나바로였다. 나바로는 21일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서 검색대를 통과하던 중 실탄 한 발이 발견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지바 롯데는 오전 11시경 구단 홍보팀 명의로 사죄의 뜻을 담은 보도자료를 취재진에 돌렸다.
마침 코자구장에 몰린 취재진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었다. 나바로가 왜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는지, 기나긴 여행 과정에서 몇 차례나 공항서 검색을 했을 텐데 어떻게 일본까지 실탄이 들어올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한 추측도 있었다. 한국 취재진에도 이런 저런 것을 묻는 이들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가?" 등의 한국 시절 행실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바로는 삼성 시절 대단히 자유분방한 외국인 선수였다. 하지만 법을 어긴 적은 없다고 하자 일본 취재진도 최근 이야기를 꺼내 놨다. 나바로의 훈련 태도가 불성실했다는 것이었다. 훈련 합류 시점은 정상적이었지만 갑자기 청백전에 뛰기 싫다는 의사를 드러내며 지바 롯데 코칭스태프를 황당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나바로는 삼성에서 뛰던 시절에도 훈련 태도에 대해서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훈련 시간에 늦는 일이 잦았다. 코칭스태프가 끙끙 앓았다. 동료들의 시선도 점점 싸늘해져 갔다. 삼성은 지난해 나바로의 재계약 협상 당시 이러한 성실성에 대한 보장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나바로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결별했다. 돈 문제도 있었지만 결국 쌓이고 쌓인 이런 감정에 대한 부분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
훈련에서의 태도와 자세 등을 중시하는 일본은 우리보다 이런 잣대가 훨씬 더 엄격하다. 외국인 선수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일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좀 더 제약을 받는 듯한 느낌을 갖는 이유다. 이번 체포는 가뜩이나 그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검찰 기소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2010년 막시모 넬슨(당시 주니치)의 경우 나바로와 흡사한 상황이었지만 불기소 처분됐다. 확실한 혐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니치는 사회적 물의를 감안해 넬슨에게 3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나바로도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23일자 일본 스포츠전문지에 게재된 나바로 총알사건 기사./가고시마=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