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서 맹훈련 중인 넥센 히어로즈에서 올해 다시 한 번 꿈을 꾸는 선수가 있다.
외야수 강지광(26)은 2014년 시범경기에서 12경기 3홈런 5타점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전부터 거포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선수지만 1군 선수들을 상대로 장타쇼를 펼친 것. 힘 자체만 보면 박병호보다도 낫다는 평가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뒤는 부상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강지광은 그해 5월 22일 생애 첫 1군 출장에서 수비 도중 이택근과 충돌하며 십자인대 파열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지난해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나 3월 시범경기에서 손에 공을 맞아 재활했고 4월 18일 경기 전 훈련 도중 무릎 부상을 당한 뒤 결국 7월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

여기까지가 강지광의 2년간 부상 일지. 다른 선수들이 야구 인생을 거쳐 겪을 부상을 2년 동안 다 겪었다. 2009년 LG 입단 후 타자 전향과 팔꿈치 수술 등 시련은 시련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돌아온 강지광은 지난해 연말 마무리 캠프를 떠나기 전 "지금까지는 말만 많았다. 이제는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만 보여드리겠다"고 입을 꾹 닫았다.
강지광이 그리고 다시 잠재력을 펼쳐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1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패색이 짙던 9회초 1사 2,3루에서 대타로 나와 역전 좌월 스리런을 날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고 영웅이 됐다. 걸리면 넘기는 힘 자체가 어마무시하다.
여전히 강지광의 1군 도전은 어렵다. 선구안과 수비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 강지광 앞에는 어리고 창창하거나 경험이 풍부한 외야 자원들이 많다. 그러나 넥센이 이제 어색하게도 마주쳐야 할 장타의 벽 앞에서 강지광의 이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다. 건강한 강지광이라면 그 부름에 응답할 수 있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잠재력이 아니라 실행력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