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마술사’ 염기훈(33, 수원)이 더욱 날카로워진 왼발을 선보인다.
수원 삼성은 24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K리그 클래식 개막에 앞서 수원은 ACL로 새로운 시즌을 연다. 수원이 지난 시즌 K리그 2위의 자존심을 지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시즌 수원은 염기훈이 먹여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염기훈은 고비 때마다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동료들에게 ‘택배 크로스’를 배달했다. 수원이 전북과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화력으로 K리그 2위를 차지하는데 염기훈의 존재가 절대적이었다. 염기훈은 8골, 17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비록 MVP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이었다.

올 시즌에도 수원이 믿을 구석은 염기훈이다. 감바 오사카와 결전을 앞둔 염기훈은 “작년에 시즌을 시작할 때 유난히 컨디션이 좋았다. 올해 작년보다 컨디션이 더 좋다. 올해도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 작년에 크로스를 올렸을 때 선수들이 많이 득점해서 도움을 올렸다. 올해도 내가 집중해서 어느 위치에 올리겠다고 생각하면 크로스가 더 날카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비시즌 전북과 서울, 울산 소위 ‘빅클럽’들은 김신욱, 김보경, 데얀 등 굵직한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하며 이적시장을 달궜다. 팬들의 기대와 달리 수원은 비싼 선수 영입에 실패했다. 에두의 복귀를 노렸지만 이마저도 무산돼 팬들을 아쉽게 만들었다. 대신 수원은 이고르를 영입했고, 조원희가 복귀했다.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도 조만간 공식 입단할 예정이다.
왕년의 용사들이 뭉친 수원의 중심은 역시 염기훈이다. 서정원 감독은 “비시즌 많은 선수 영입을 못했다. 예전에 우리 팀에서 상당히 공헌했던 선수들(조원희, 이정수)이 다 돌아왔다. 워낙 수원을 좋아하고 애착이 강한 선수들이다. 다른 팀의 제의를 뿌리치고 돌아왔다. 팀에 자부심이 있는 선수들이 와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염기훈 왼발의 위력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가 다 안다. 감바의 주전 골키퍼 히가시구치 마사우키는 “염기훈이 좋은 킥력을 갖고 있다. 염기훈의 크로스가 못 올라오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수원의 2016년 첫 골은 역시 염기훈의 왼발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염기훈은 “내 장점이 크로스나 슈팅이다. 감바 비디오를 보니 양쪽 크로스가 날카롭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일 경기에서 크로스에 집중해서 득점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바의 골문을 조준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