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집중’ 한일 챔프전, 달라진 韓 야구 위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24 08: 53

두산, 24일 日 챔피언 소프트뱅크와 결전
2군 팀과 연습경기하던 과거는 옛말
 미야자키에서 한일 챔피언이 만난다. 달라진 한국야구의 위상도 느낄 수 있다.

2015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2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맞붙는다. 이 경기는 한국과 일본의 우승 팀이 펼치는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은다.
리그 2연패를 노린다는 점 외에도 두 팀은 이번 오프시즌 간판타자를 미국에 보낸 것까지 닮았다. 두산과 소프트뱅크는 각각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를 잡으려 했지만, KBO리그에서 함께 활동했던 둘은 이제 메이저리그에서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이 경기는 미야자키에 스프링캠프를 꾸린 팀들의 친선 대회인 ‘2016 규슌(球春)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즈’에 참가하는 두산의 대회 첫 경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보다는 한일 챔피언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성격이 이목을 끄는데, 두산은 소프트뱅크전에 맞춰 토종 에이스 유희관을 선발 예고했다.
이날 유희관은 3이닝 정도를 소화할 계획이다. 김태형 감독은 총력전을 펼칠 것이냐는 질문에 “나중에는 백업들이 나가겠지만 우선 주전들이 선발 출장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과거 이대호가 두산전에서 두 타석 정도 소화하고 경기에서 빠졌던 것을 떠올리면 소프트뱅크 역시 경기 후반엔 백업을 활용하더라도 중반까지는 주전급 선수들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챔피언이 한국 팀과의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은 옛날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두산의 김태룡 단장은 “내가 매니저였을 때는 긴테쓰 2군과 연습경기 일정 한 번 잡아보려고 그렇게 노력했다. 전화로는 힘들 것 같아 서울에서 오사카에 있는 긴테쓰 본사까지 가서 편지를 전달하고 온 끝에 겨우 성사시킨 적이 있다”며 일본 2군 팀을 만나기 위해 삼고초려에 버금가는 노력을 기울였던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김 단장의 말이 사실이다. WBC, 올림픽, 프리미어12 등 양국의 정예멤버들이 출동한 국제대회에서 일본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리기 전까지는 1군 팀끼리 맞대결을 한다는 것이 흔한 일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키나와와 미야자키에서 한국 구단이 일본의 1군 팀을 꺾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연습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오릭스는 지난 20일 소켄구장에서 치를 예정이던 두산과의 연습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곧바로 11이닝 경기를 요청했다. 한국 챔피언과 합을 2이닝이라도 더 맞춰보고 싶다는 의사를 솔직히 표현할 정도로 한국야구의 위상도 올라갔다. 소프트뱅크 역시 두산전을 지나가는 여러 경기 중 하나로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