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FC 도쿄전을 시작으로 제 2의 '닥공(닥치고 공격)' 시대를 열었다.
경기 초반 주춤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도쿄는 힘을 쓰지 못했다. 전북은 공격적인 운영으로 도쿄를 흔들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공격, 또 공격'을 외치는 장군과 같았다. 결국 도쿄는 전북의 경기 운영에 말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1-2로 패배했다.
'닥공'은 전북의 공격적인 축구를 나타내는 단어다. 그러나 2011년 이후 '닥공'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주위에서 '닥공'을 외쳤지만, 2011년과 같은 공격 축구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 2년 동안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닥공'이라 하지 않았다.

그런 '닥공'이 2016년 부활했다. 김신욱과 김보경, 이종호, 로페즈 걸출한 공격진, 그리고 김창수, 최재수와 같은 공격적인 측면 수비수의 영입으로 전북은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운영을 펼칠 기반을 마련했다.
전북의 노력은 헛수고가 아니었다. 지난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도쿄와 홈경기에서 전북은 공격 일변도의 운영으로 도쿄를 압도했다.
전북은 도쿄보다 앞선 55%의 점유율 기록한 가운데 15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도쿄는 9개에 그쳤다. 특히 시간이 흐르면서 호흡이 맞기 시작해 후반전에는 완전히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는 2-1이지만, 위협적인 기회를 만든 것은 전북이 큭레 앞섰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전북의 공격 패턴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측면을 활용한 침투 및 공격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중앙에서의 패스로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중원에 배치된 김보경의 정확한 패스, 이재성의 날렵한 침투는 도쿄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전북의 공격적인 운영은 선수 교체에서도 느껴졌다. 전북은 이날 교체 카드 3장을 다 사용했는데, 모든 선수가 공격수였다. 특히 1골 차 리드를 지켜야 할 경기 종료 직전에 수비수 임종은을 빼고 공격수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도쿄 수비진을 끝까지 흔들었다.
도쿄전에서 전북의 대대적인 선수 보강 효과와 동계 훈련에서 준비한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공격적인 축구가 아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내용의 축구를 준비한 것. 제 2의 '닥공'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