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나온 소프트뱅크에 3이닝 1실점
오 사다하루 회장 앞에서 2년 연속 호투
유희관(30, 두산 베어스)의 스타일은 일본 최강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도 통했다.

유희관은 2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1실점했다. 소프트뱅크는 4번 야나기타 유키, 국가대표 외야수 나카무라 아키라 등을 내세웠다. 우치카와 세이치, 마쓰다 노부히로가 선발 라인업에 없었던 것을 빼면 정예멤버에 가까운 라인업이었으나 유희관을 공략하지는 못했다. 두산은 2-3으로 패했지만 마운드의 힘으로 대등한 경기를 했다.
1회말 선두 하세가와 유야를 공 2개로 2루 땅볼 처리한 유희관은 후속타자 가와시마 게이소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3번 나카무라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곧바로 1루 견제를 시도해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2회말 장타 한 방에 실점이 나왔다. 선두 야나기타와 요시무라 유키를 각각 2루 땅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기까지는 공을 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에가와 토모아키와 6구 승부까지 갔고, 타구는 높게 떠 좌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이 됐다. 유희관은 후속타자 혼다 유이치를 3루 땅볼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마지막 이닝이 된 3회말은 간단히 삼자범퇴로 끝냈다. 선두 타쿠야를 유격수 플라이로 엮은 유희관은 이마미야 겐타를 초구에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다시 만난 하세가와를 1루 땅볼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3이닝을 버티며 던진 공은 35개에 불과했다. 특히 일본인 심판이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가져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낮았음에도 타자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맞춰 잡는 피칭이 돋보였다. 아웃카운트 9개 중 삼진은 하나도 없었지만 땅볼이 6개나 있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31km였으며, 포심 패스트볼은 대체로 120km대 후반에서 130km대 초반 사이였다. 이외에 체인지업(본인은 싱커라고 말하는 공, 112~120km), 슬라이더(114~129km), 커브(99~105km)를 섞어 던졌다.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소프트뱅크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도 유희관의 피칭을 지켜봤다. 유희관이 지난해 소프트뱅크 2군을 만나 3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했을 때도 오 회장은 현장에서 이를 보고 놀라움을 숨기지 못한 바 있다. 당시엔 2군이었지만 이번엔 1군 주전들이었다. 일본야구의 전설도 두 번 놀랄 투구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