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만 달러(한화 20억7천만원)의 사나이 헥터 노에시(29)가 지난 2월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와 연습경기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해 12월 2일 KIA와 계약한 헥터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우완 투수로 지난 2004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 5시즌, 마이너리그 9시즌을 소화한 국내 입단한 외국인 선수 중에는 특급투수입니다.
양키스에 있을 때는 유망주로 꼽혔던 선수였습니다. 키 192cm, 몸무게 93kg의 체격에 최고 구속 155km의 빠른 공에 평균 구속이 150km로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의 제구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올 한해 총액 170만 달러에 계약, 한화의 에스밀 로저스(190만 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액수를 받는 노에시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이날 KIA는 마운드의 난조와 타선 부진이 겹치며 히로시마에 0-8로 완패했습니다. 노에시는 선발로 2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으며 2실점해 겉으로 나타난 기록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투구 내용은 1회에는 빠른 공 위주로만 던지며 점검했고 변화구를 섞어 던지기 시작한 2회부터는 상당히 위력적이었습니다. 실점은 1회 나왔고, 2회에는 삼자범퇴 시켰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후 헥터에 대해 “템포가 좋았고 퀵모션도 빨랐다.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었다”라면서 “실전은 처음이었다. 앞으로 투구 수를 늘려가고 시범경기 개막에 맞춰야 할 겻”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한편 90만 달러에 입단한 지크 스프루일은 23일 오키나와 셀룰라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무실점 호투해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미국 대표팀 소속으로 예선에서 한국과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던진 다음 첫 등판한 스프루일은 주전급으로 구성된 요미우리 타선을 맞아 2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1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최고구속은 149㎞까지 나왔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자의 스윙을 이끌어 내는 변화구가 좋았습니다. 이날 경기는 KIA가 1-0으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심동섭이 2루타 두 개를 포함해 4피안타 2실점해 1-2로 역전패했습니다.
한펀 올해 입단한 외국인 타자 중 최고액(130만 달러)을 받기로 한 한화의 윌린 로사리오(27)는 두번째 연습경기서도 기대보다 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화는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 경기서 11-14로 패했습니다. 전날 SK전 4-7 패배에 이은 연패입니다.
두 경기서는 투수 듀엔트 히스(31)와 내야수 윌린 로사리오(27)의 모습은 한화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히스는 지난 17일 한화 선수단에 합류해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독감 유행으로 실전 등판이 미뤄지다가 21일에야 실전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1회에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을 앞세워 문선재와 양석환을 삼진으로 잡는 등 삼자범퇴를 기록하고 2회에도 선두 이병규(7번) 타석에서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만들어 3타자 연속 삼진으로 날카로움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히스는 곧바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오지환과 김용의에게 연달아 좌전 안타를 맞았습니다. 홈 보살에 성공한 수비진의 도움으로 실점은 막았습니다. 3회들어서는 제구도 흔들렸습니다. 선두 최경철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손주인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습니다.
히스는 무사 1,2루에서 정대훈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갔고 정대훈이 히스가 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히스의 이날 기록은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사사구 2실점. 투구수는 39개였습니다. 빠른 공의 구위는 초반 좋았지만 제구는 좋지 않아 높은 코스로 공이 쏠리면서 불안했습니다.
로사리오는 22일 오키나와 실전 두 번째 경기 LG와 대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로사리오는 전날 지명 타자로 나선 SK전에서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습니다. 1안타지만 타구의 질은 괜찮았다는 평가였습니다.
LG전에서는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수비 점검도 받았습니다. 로사리오는 첫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뒤 3회는 병살타를 때려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이날 한번도 출루하지 못한 로사리오는 1루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습 타구를 잡아 홈 송구를 시도했으나 패대기 송구가 돼 점수를 내주었습니다.
한화 구단으로서는 외국인투수를 잡기 위해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를 지켜봄과 동시에 늦게까지 좌완 투수를 물색했던 상황이었는데 히스는 흡족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입니다. 히스에게 한 두 차례 기회가 더 갈 예정이지만 생각했던 외국인 투수로는 아쉬운 모양새입니다.
로사리오의 포지션도 문제입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3루수 로사리오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봤지만 이는 힘들게 됐습니다. 로사리오는 포수-1루수-3루수 순으로 수비가 편하다고 밝혔는데 1루수 수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도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수비 부담감이 커진다면 기대했던 타격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최고액 연봉이 무색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2016년 KBO 시범경기는 3월 8일에 시작되고 정규 시즌은 오는 4월 1일에 개막됩니다. 이에 따라 각 구단 코칭스태프나 전력분석팀은 주축 투수들과 타자들의 캠프 기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베테랑 선수들도 "너무 빨리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좋았던 감이 정작 정규시즌 때 떨어진다"며 여유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 선수들도 스피드, 컨디션 등은 모두 시범경기, 정규시즌에 맞춰 조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수가 연습경기서 부실한 투구를 거듭하면 상대팀 타자들은 정규 시즌에서도 자신감있는 타격을 할 수 있고, 고액 타자가 연습경기서 방망이가 신통치 않으면 패넌트레이스에서 상대팀 투수는 자신있게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OSEN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