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두산 선수들과 재회
1년에 한 번씩 반가운 만남
반가운 얼굴이 두산 베어스 덕아웃을 찾았다. 매년 이맘때 한 번씩은 만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유니폼을 입은 우완투수 릭 밴덴헐크(30)였다.

1년 전보다 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두산 1군과 소프트뱅크 2군은 미야자키에서 같은 숙소를 사용한다. 소프트뱅크와 계약 후 첫 시즌인 지난해 밴덴헐크는 2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어 두산 선수들을 자주 봤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로 다른 곳에 있었고, 양 팀의 연습경기가 인연을 이어줬다.
밴덴헐크는 이제 일본에서도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2013 시즌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서 2년간 뛰며 20승 1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해 삼성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에 기여했던 그는 지난해 2군에서 출발하는 바람에 15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콜업된 뒤 9승 무패, 평균자책점 2.52로 특급 투구를 펼쳤다.
두산과 소프트뱅크가 경기를 앞두고 있던 지난 24일 아이비구장에서 밴덴헐크는 1루측 덕아웃에 있던 두산 선수들을 찾아왔다. 가장 먼저 닉 에반스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아는 사이는 아니었는데, 밴덴헐크는 삼성에서 2년 동안 뛰었던 투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에 있었고, 지금도 생활하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는 눈이 마주쳤을 때부터 서로 반가워했다. 두산 관계자에 의하면 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고, 밴덴헐크가 나중에 밖에서 함께 식사하자는 제안을 니퍼트에게 했다.
한때 거쳐 간 외국인 투수였지만 2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과도 친근하게 대화가 오갔다. 두산 라커룸에서 나오던 이현승을 발견한 밴덴헐크는 축하한다는 말부터 꺼냈다.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에서 두 번의 우승을 경험한 것을 축하한 것이다.
지난 시즌 함께했던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로 떠나면서 한국과의 끈 하나가 줄기는 했지만 KBO리그에서 뛸 때 한국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만큼 1년에 한 번 만나는 선수들이라 해도 다른 선수에 비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삼성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해 한국시리즈도 보러 왔던 밴덴헐크는 친정팀의 통합 5연패를 막은 두산 선수들과도 스스럼이 없었다. /nick@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